'묻지마 폭행' 러시아 외교관 "면책 특권 있다"

경찰, 외교관 면책 특권으로 '공소권 없음' 의견 송치

주한 러시아 대사관 소속 한 외교관이 지나가던 여성 두 명을 이유없이 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으나, 외교관 면책 특권으로 처벌을 받지 않게 됐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16일 러시아 대사관 소속 무관 T 씨(32)가 지난 9일 오후 11시께 프랑스 대사관 앞에서 길을 지나가던 A 씨(23)와 B 씨(27)의 머리를 때린 혐의로 입건됐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T 씨는 술 취한 상태로 길을 가다 두 여성을 이유 없이 폭행했으며, A 씨와 B 씨는 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조사에서 T 씨는 "술에 취해 아무 것도 기억나지 않는다"며 반성의 기미 없이 오히려 "외교관이니 형사상 면책 특권이 있다"고 주장했다.

외교관 면책 특권은 빈 조약에 의거해 외교관의 신분 보장을 위해 민·형사상 책임을 면제하는 제도다.

이에 경찰은 결국 T 씨를 '공소권 없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