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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봉 이틀째, 남한 가족위해 북 가족 준비한 선물은?


입력 2015.10.21 13:48 수정 2015.10.21 15:44        금강산 공동취재단 = 데일리안 목용재 기자

'대봉'마크 찍힌 하늘색 쇼핑백 안에 '백두산들쭉술' '평양술' 선물 3~4개

제20차 이산가족 1차 단체상봉 이틀째인 21일 오전 강원도 고성군 온정리 금강산호텔에서 개별상봉이 예정된 가운데 북측 가족들이 선물 꾸러미를 들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산가족 상봉 이틀째를 맞이하는 21일, 개별상봉을 위해 금강산호텔로 입장하는 북한 상봉단 가족들은 모두 빨간색 ‘대봉’마크가 찍힌 하늘색 쇼핑백을 들고 입장해 눈길을 끌었다.

이 쇼핑백 안에는 ‘백두산들쭉술’과 ‘평양술’ 등 모두 3~4개의 선물이 담겨 있었고 북측 상봉단 일부는 ‘조선농토산물 선물세트’라고 쓰여있는 노란색 직사각형 상자를 들고 입장하기도 했다.

이날 남북 이산가족상봉단은 2시간씩 세 차례, 총 6시간 동안 가족을 만나 그동안의 그간 나누지 못했던 회포를 풀 예정이다.

남북 이산가족상봉단은 북측시각으로 오전 9시부터 11시까지 금강산호텔에서 개별상봉을 시작했으며, 이어 12시부터 오후 2시까지 공동중식을 하고 오후 4시부터 6시까지는 이산가족면회소에서 단체상봉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이산가족상봉단은 20일 단체상봉과 환영만찬을 통해 65년간 만나지 못했던 그리움을 달래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이날 65년 만에 만난 부부인 북측 채훈식(88) 씨와 남측 이옥연(88) 씨의 만남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눈물짓게 만들었다. 이옥연 씨는 결혼한 지 5년만에 갓 돌이 지난 아들 채희양(65)을 남겨두고 사라진 채훈식 씨를 기다리기 위해 재혼도 하지 않은 채, 65년 전의 터전을 떠나지 못했다.

제20차 이산가족 1차 단체상봉 이틀째인 21일 오전 강원도 고성군 온정리 금강산호텔에서 개별상봉이 예정된 가운데 북측 가족들이 남측 가족들이 있는 호텔로 들어가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짙은 회색 양복에 중절모를 눌러쓴 채 씨는 헤어질 당시 1살이었던 아들을 보자 말없이 껴안고 한동안 흐느꼈다. 아들 채희양 씨는 “아버지, 제가 아들입니다”라고 오열하며 아버지에게 안겼다.

채 씨가 65년간 떨어져 지낸 아내에게 손을 내밀자 아내 이옥연 씨는 애써 손을 뿌리치며 “이제 늙었는데 (손) 잡으면 뭐해요”라면서 긴 세월 함께 하지 못한 서운함을 드러냈다.

이에 채 씨는 아들에게 “너희 어머니가 나 없이 혼자서 가정을 책임졌다. 아버지를 이해해다오”라면서 “나를 위해서 어머니는 평생을 바쳤다. 나는 10년을 혼자 있다가 통일이 언제 될지 몰라서...”라면서 말을 잇지 못했다.

남매 간의 감격스러운 상봉 장면도 이어졌다.

남음전(83) 씨는 북한의 친오빠 남명수(85)씨가 휠체어를 타고 등장하자 제대로 된 안부인사도 건내지 못한 채, 부둥켜 안고 통곡을 했다.

남음전 씨는 “오빠가 살아있었으면 좋겠다고 항상 생각했다. 다른 동생들은 다 세상을 떠나고 남동생이 있는데 아파서 못왔다. 오빠가 죽은 줄 알고 제사도 지냈다”면서 준비해 온 사진들을 꺼내놓고 헤어진 형제들의 얼굴 하나하나를 짚어가며 설명했다.

목용재 기자 (morkk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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