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2승째’ 니퍼트, 이중고 아랑곳없는 두산 구세주
니퍼트, 1차전 완봉 이어 4차전서도 승리 투수
양의지 부상 투혼, 오재원 타격 폭발하며 승부 원점
두산이 NC를 잡고 승부를 다시 한 번 원점으로 되돌렸다.
두산은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NC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서 7-0으로 승리, 벼랑 끝에서 탈출했다.
수훈갑은 외국인 투수 더스틴 니퍼트였다. 1차전에서 무려 114구를 던지며 승리투수가 되었던 니퍼트는 이날 3일 휴식만의 등판이었음에도 여전한 구위를 뽐내며 7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투를 펼쳤다.
2011년부터 벌써 5년째 KBO리그에서 활약 중인 니퍼트지만 올 시즌에는 정규리그 내내 페이스가 좋지 못했다. 끊임없는 부상에 시달리며 20경기에서 고작 90이닝을 소화하는데 그쳤고 6승 5패 평균자책점 5.10을 기록했다. KBO 데뷔 이후 최악의 성적이었다.
하지만 포스트시즌 들어 니퍼트는 왕년의 '니느님'으로 완벽하게 돌아왔다, 김태형 감독은 올 시즌 내내 꾸준히 잘해준 장원준-유희관 등 토종 투수들을 제치고 포스트시즌 1선발의 막중한 책임을 번 니퍼트에게 맡길 정도로 두터운 신뢰를 드러냈다.
니퍼트는 지난 18일 1차전에 선발 등판해 9이닝 3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 완봉승을 기록했다. 원래대로라면 4차전은 이현호가 등판할 차례였다. 하지만 팀이 2,3차전을 내리 내주며 벼랑 끝에 몰리자 니퍼트는 3일 휴식만의 등판을 망설임 없이 받아들였다. 지난 등판의 피로가 아직 풀리지 않은 시점이었음에도 니퍼트의 구위는 살아있었고 투수 본인도 일구마다 혼신의 힘을 던지는 표정이 역력했다.
변수는 결국 투구 수였다. 휴식일이 부족했던 부상전력도 있는 니퍼트에게 1차전처럼 100개 이상의 공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였다. 그런데 두산은 3차전에서 2-16으로 대패하며 주력 투수들을 소모한 뒤라 니퍼트를 받쳐줄 후속 투수가 마땅치 않았다. 결국 호투도 모자라 오랜 이닝을 최대한 적은 투구수로 버텨야하는 이중고가 니퍼트에게 주어졌다.
니퍼트는 왜 자신이 두산의 에이스인지를 증명했다. 시속 154km에 이르는 최고구속으로 전력투구하면서도 7회까지 단 86개의 공으로 물오른 NC 타선을 완벽하게 봉쇄했다.
니퍼트와 배터리를 이룬 포수 양의지 역시 숨은 공신이었다. 양의지는 19일 2차전에서 파울 타구를 맞아 오른쪽 엄지발가락 미세골절상을 당해 3차전에 결장했다. 양의지가 빠지면서 두산의 공격과 수비가 모두 헐거워졌다. 진통제 투혼을 보여준 양의지는 이날 경기에서 정상 컨디션이 아님에도 안정적인 투수리드와 수비로 니퍼트의 부담을 덜어줬다. 공격에서도 5번 타자로 출전하여 4타수 2안타를 기록하면서 팀의 승리에 물꼬를 텄다.
오재원은 7번 타자 겸 2루수로 선발 출장해 결승타 포함 4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팽팽하던 투수전 흐름을 두산 쪽으로 가져오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수행했다.
한편 NC는 믿었던 1선발 에릭 헤커가 1차전에 이어 니퍼트와의 맞대결에서 또다시 완패했다. 해커는 5.1이닝 8피안타 3볼넷 3실점으로 패전 멍에를 쓰며 정규시즌 최다승 투수의 체면을 구겼다. 전날 플레이오프 최다득점과 최다점수차를 기록하며 활발 타올랐던 NC의 타선은 니퍼트 앞에서는 다시 한 번 고양이 앞 쥐 신세로 회귀했다.
2승 2패를 기록한 양 팀은 오는 24일 오후 2시 NC의 홈 구장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최종전을 통해 한국시리즈행을 가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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