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환 안지만 임창용 없어도' 이 만큼 튼튼한 삼성 잇몸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입력 2015.10.27 09:44  수정 2015.10.27 09:45

해외 원정 도박 의혹 휩싸인 주축들 공백 확실히 메워

마운드에서 빛난 차우찬 MVP..타선 폭발로 역전승

[한국시리즈 1차전]삼성은 안지만-임창용이 빠졌어도 차우찬이 빛났다. ⓒ 연합뉴스

통합 5연패에 도전하는 삼성 라이온즈의 저력은 역시 강했다.

삼성은 26일 대구시민운동장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 1차전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9-8 역전승을 일궜다.

말 그대로 잇몸의 승리였다.

삼성은 이번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해외 원정 도박 파문으로 핵심 투수 윤성환-안지만-임창용이 엔트리에서 빠져 마운드가 크게 약해졌다. 한국시리즈 역사에 전례를 찾기 힘든 비상사태였다. 반면 두산은 포스트시즌에서 연달아 역전승을 거두며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두산은 경기 초반 삼성 선발 피가로를 난타하며 준PO와 PO의 기세를 이어가는 듯했다. 초반부터 대량실점을 허용한 삼성은 중반까지도 4-8로 끌려갔다. 하지만 삼성은 이기는 법을 알고 있는 팀이었다.

마운드가 성에 차지 않자 타자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3회부터 차근차근 점수를 만회하며 두산 쪽으로 기울던 승부의 균형을 끈질기게 유지한 삼성은 7회말 대거 5점을 뽑아 결국 역전에 성공했다.

야마이코 나바로가 무사 1,2루에서 유희관에 이은 두산의 두 번째 투수 함덕주를 상대로 3점 홈런을 작렬하며 7-8로 추격했다. 이에 두산은 노경은에 이어 마무리 이현승을 조기에 투입하는 강수를 뒀지만 이번엔 실책이 발목을 잡았다.

2사 2,3루 위기에서 이현승이 삼성 이지영에게 투수 땅볼을 유도해 위기에서 탈출하는 듯했지만 부정확한 송구를 오재일이 놓치면서 주자 두 명이 홈으로 들어왔다. 공식 기록은 1루수 실책이지만 이현승과 오재일의 공동책임이었다. 삼성은 상대의 치명적인 실수에 힘입어 9-8로 역전했다.

두산은 불안요소로 거론되던 불펜진이 또 무너졌다. 함덕주-노경은-이현승을 중심으로 필승조를 운영하려던 김태형 감독의 구상이 1차전부터 어긋나고 말았다. 포스트시즌 들어 꾸준한 호투를 이어가던 이현승마저 자책점은 없었지만 이날은 연이은 폭투와 송구실책으로 불안했다.

반면 삼성은 안지만-임창용이 빠졌어도 차우찬이 빛났다.

삼성은 8회초 1사 후 사이드암 심창민이 허경민과 민병헌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해 1사 1,3루 위기에 몰렸지만 절박한 상황에서 등판한 차우찬이 김현수를 삼진으로, 양의지를 3루수 직선타로 잡아내며 불을 껐다.

차우찬은 9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라 볼넷 한 개를 내줬지만 아웃카운트 세 개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내며 팀의 승리를 지켜냈다. 1.2이닝을 안타 없이 탈삼진 4개와 볼넷 1개로 틀어막은 차우찬은 1차전 최우수 선수(MVP)에 선정됐다.

최상의 전력이 아닌 상황에서 이기는 방법을 아는 삼성, 유리한 흐름을 실책과 판단착오로 자멸한 두산, 두 팀의 정규리그 격차가 왜 벌어졌는지 새삼 느끼게 한 1차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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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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