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연설, 김무성 "적극 뒷받침" 문재인 "국민 외면"
박 대통령 경제활성화 강조에 여야 극명한 시각차
박근혜 대통령이 27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년 예산안 시정연설을 진행한 가운데 여야 대표의 반응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당에서 적극 뒷받침할 것"이라고 한 반면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국민 목소리를 외면했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박 대통령의 연설이 끝난 직후 기자들과 만나 "내가 국민들과 우리 동료 의원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을 대통령께서 더 확실하게 말씀해주셨다"며 "아주 오늘 내용도 좋고 모든 면에 대해서 우리가 좀 방향을 설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어떤 부분이 가장 와닿았느냐'는 질문에 "연설 내용이 전부 우리가 지금 이 시기를 놓치면 우리나라의 미래와 발전이 없는 굉장히 중요한 내용들이었다"며 "공감하고 대통령의 말씀이 꼭 실현될 수 있도록 당에서 적극 뒷받침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박 대통령이 퇴장할 때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를 묻자 "꼭 (개혁을) 성공시키자 뭐 이런 (이야기를 했다)"고 답했다.
야당의 피켓 시위로 시정연설이 15분 간 지연된 것에 대해선 "국회의 품위를 우리 스스로 떨어트리는 일은 앞으로 없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반면 문 대표는 "취임 후 세번째 시정연설인데 이번에도 국민들의 요구에 대한 답이 전혀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대표는 연설 후 본회의장을 나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정교과서 강행을 중단하고 경제와 민생살리기에 전념해달라는 것이 국민들의 간절한 요구"라며 "그런 국민들의 목소리를 외면했다. 우리 국민들의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해서도 제대로 된 답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문 대표는 "도대체 지금 우리 경제가 얼마나 어려운지 또 왜 이렇게 어려운지 하는 것에 대해서 제대로 된 인식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경제를 이렇게 어렵게 만든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와 무능에 대해서 아무런 반성이나 성찰이 없었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그저 상황 탓, 그리고 남 탓이다. 청년일자리 문제가 정말 절박한 데 그에 대해서도 답이 없었다"며 "청년일자리를 어떻게 늘릴 것인지 어떻게 만들 것인지 아무 구체적인 방안도 없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지난 두 번의 시정연설에서 했던 박 대통령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 그에 대해서도 아무런 언급이 없었고 또 사과도 없었다"며 "지금 우리나라 경제를 제대로 살리려면 정부의 경제 정책 실패와 무능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에서부터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참으로 아쉽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 대통령은 시정연설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강조함과 동시에 국회에 계류돼 있는 경제관련 법안 및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등의 조속한 처리를 당부했다. 아울러 4대 개혁 완수를 위해 내년까지 재정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