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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낮엔 시정연설 피켓시위 밤엔 촛불집회...


입력 2015.10.27 20:29 수정 2015.10.27 20:32        이슬기 기자

광화문 광장서 대규모 촛불 집회 "대통령 한사람 때문에 국론 분열"

27일 저녁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이 주최해 열린 국정교과서 반대 결의대회에서 당원과 시민들이 촛불과 손피켓을 들고 정부와 여권이 추진하는 역사 교과서 국정화 방침에 반대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원과 시민들이 27일 저녁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국정교과서 반대 결의대회에서 촛불과 손피켓을 들고 정부와 여권이 추진하는 역사 교과서 국정화 방침에 반대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27일 정부의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에 대해 당 차원의 전방위적인 반발 행보를 이어갔다. 오전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에서 피켓시위를 단행하는가 하면, 오후에는 광화문 광장에 모여 국정화 저지 결의대회와 문화제를 열고 첫 대규모 장외 집회에 돌입했다. 이날 집회엔 야당의 장외투쟁을 상징하는 ‘촛불’도 등장했다.

문 대표는 이날 저녁 6시부터 광화문 광장에서 ‘국정교과서 반대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지금 경제와 민생이 너무나 어려운데도 박근혜 대통령 한 사람의 잘못된 역사관과 욕심 때문에 국민이 분열되고 있다”며 “역사학자, 대학교수, 선생님들, 학생들, 학부모들까지 획일적인 역사교육은 안된다고 반대하고 있고 국민들도 반대여론이 훨씬 높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 새누리당에서도 말을 못해서 그렇지 특히 수도권 의원들 중에는 반대하는 의원들이 많고, 국회의장도 반대했다. 또 황우여 교육부 장관도 내게 ‘내 뜻이 아니라 윗선의 뜻’이라고 말했다”며 “그런 것을 보면 최근 적발된 국정교과서 비밀팀도 황우여 장관의 뜻이 아니라 청와대에서 직접 운영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앞서 야당 교문위원들이 역사교과서 TF 사무실을 항의 방문한 것을 두고 ‘화적떼’라고 비판했던 서청원 새누리당 최고위원을 향해 “서청원 최고위원은 물러나야 한다. 동료 국회의원들에게 이보다 더 심한 막말이 어디있겠나”라며 “우리당은 끝까지 역사교과서를 저지할 것이며 확정고시를 하더라도 굴하지 않고 집필거부 운동, 대안교과서 운동을 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도 “박 대통령이 오늘 시정연설에서 국정교과서의 역사 왜곡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국정 교과서는 기획 단계에서부터 친일과 독재를 미화하는 DNA를 갖고 있다”며 “친일 미화와 유신 찬양을 위해서 박 대통령은 국민과 역사에 계엄령을 선포했다. 올바르지 않은 방법으로는 올바른 역사교과서를 결코 만들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원내대표는 또 "지금 이들은 행정 예고 기간인데도 불구하고 비밀리에 예산을 심어놓은 것도 모자라서 외딴곳에 사무실까지 차려놓고 불법으로 공무원을 동원해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강행하고 있다"며 "정상적으로 업무를 수행 중이라면 야당의원들이 현장에 갔을 때 왜 문을 닫고 불까지 꺼버리겠나. 게다가 새누리당은 동료의원에게 세작이니 화적떼니, 도대체 누가 역사를 볼모로 불법을 저지르고 있는가"라고 되물었다.

1시간 가량 진행된 결의대회 후, 새정치연합은 ‘한국사 국정화를 반대하는 문화예술인 모임’,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저지 네트워크’,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등 시민단체와 공동 주최 하에 문화제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를 비롯해 김영록 수석 대변인, 정청래 최고위원, 김태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야당 간사 등이 ‘정부 비밀 TF 철수하라’,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 등이 적힌 피켓과 촛불을 들고 참석했다. 아울러 시인인 도종환 의원과 가수 안치환 씨 등이 무대에 올라 반대 여론에 불을 붙였다.

한편 문 대표는 앞서 이날 오전 박 대통령의 시정연설에 참석하되 국정교과서를 반대하는 피켓으로 박 대통령에 항의했다. 이날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민생 우선’, ‘국정교과서 반대!’ 라는 내용이 적힌 피켓을 각 의원석에 놓인 모니터 뒤에 붙이고 공개 침묵 시위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정의화 국회의장이 “국회의 품격을 지켜달라”며 재차 철회를 요청을 했지만 새정치연합은 시위를 강행했다. 이에 여당 의원석에서는 “국회 망신 시키지 말라”, “의장 말 안 들을거면 차라리 나가라”, “행정부에 예의를 지키라”는 등의 비난이 쏟아졌고, 일부 새정치연합 의원들 역시 “국민에게부터 예의를 지키라”고 맞서면서 여야 간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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