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우 눈물, 우리는 손흥민 눈물도 기억해

데일리안 스포츠 = 김평호 기자

입력 2015.10.30 10:50  수정 2015.10.31 08:02

U-17 월드컵 16강전서 통한의 실축 뒤 끝내 눈물

2014 브라질월드컵서 눈물 흘렸던 손흥민과 비슷

벨기에와의 ‘2015 FIFA U-17 월드컵’ 16강전서 패한 뒤 고개를 숙인 이승우를 최진철 감독이 위로하고 있다. ⓒ 대한축구협회

이승우가 끝내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그라운드에 주저앉은 에이스의 눈물에 보는 사람조차도 눈시울이 붉어진다. 하지만 이승우의 축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우리는 불과 1년 전 칠레와 같은 대륙 브라질에서 눈물을 쏟았던 손흥민의 눈물을 기억하기에 이승우의 눈물이 실망이 아닌 희망으로 다가올 것이란 기대를 가질 수 있다. 아직은 어린 이승우에게 칠레 월드컵의 소중한 경험은 추후 훌륭한 선수로 성장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이승우의 눈물, 한 단계 성장 가능하게 하는 자양분

최진철 감독이 이끄는 U-17 축구대표팀은 29일(한국시각) 칠레 라세나 라 포르타다에서 벨기에와의 ‘2015 FIFA U-17 월드컵’ 16강전에서 전후반 각각 1골씩 얻어맞고 0-2로 패했다.

조별리그에서 우승후보 브라질을 물리치며 기대감을 높였던 최진철호의 4강 도전도 그렇게 허무하게 막을 내렸다.

‘코리안 메시’ 이승우의 활약이 여러모로 아쉬운 한판이었다. 초반 몸놀림은 가벼워보였다. 벨기에의 밀집수비가 이승우를 가로막았지만 여유 있는 볼터치로 동료들에게 패스를 찔러줬고, 간혹 선보이는 드리블 돌파도 벨기에 수비에게 위협이 되기 충분했다.

손흥민은 1년 전 브라질월드컵에서의 참패를 잊지 않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 연합뉴스

하지만 결정적인 페널티킥이 실축이 끝내 발목을 잡았다. 후반 26분 오세훈이 얻어낸 페널티킥이 상대 골키퍼에게 차단당하며 그렇게 대표팀의 4강 도전도 끝이 났다. 9번 실패하고도 1번 성공하면 환호를 들을 수 있는 것이 공격수의 자리다.

그러나 단 한 번 결정적인 실수에도 아쉬움이 크게 느껴지는 것은 그저 에이스의 숙명이다.

이승우의 축구는 벨기에전이 끝이 아니다. 이승우가 한국 축구에 공헌할 수 있는 길은 아직도 많이 남아있다. 이 눈물을 자양분으로 삼아 한층 더 성숙해져야 하는 이승우다.

공교롭게도 현재 축구대표팀의 에이스로 불리는 손흥민(토트넘)도 2014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벨기에전에서 패한 뒤 아쉬움에 그라운드에서 하염없이 눈물을 쏟았다. 그 뒤로 손흥민은 한층 더 성숙해졌다. 2014-2015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17골을 터뜨리며 에이스로 발돋움했고, 올 시즌 이적료 2200만 파운드(약 408억원)에 잉글랜드 명문 토트넘으로 이적했다.

올해 초 호주아시안컵에서는 비록 결승전에서 호주에 아쉽게 패했지만 27년 만에 대표팀이 준우승을 차지하는데 공헌했고, 그 뒤로도 꾸준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 축구팬들은 손흥민이 밟았던 전철을 이제 이승우가 이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상황도 좋게 흘러가고 있다. 피파의 징계로 현재 FC바르셀로나 유소년팀에서 경기에 나서고 있지 못하는 이승우지만 내년 1월 6일부터 곧바로 실전에 나설 수 있다. 스페인의 선진 축구를 접한 이승우가 좀 더 강해진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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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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