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은 30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홈 4차전서 노경은의 투혼을 앞세워 4-3 재역전승을 거뒀다.
먼저 3승을 거둔 두산은 앞으로 1승만 더 추가한다면 2001년 이후 14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게 된다. 역대 한국시리즈서 3승 1패가 된 경우는 모두 15차례. 이 가운데 먼저 3승을 따낸 팀의 우승 횟수는 무려 14회로 확률로는 93.7%에 달한다.
지난 2001년 준플레이오프서부터 올라와 끝내 한국시리즈까지 거머쥐었던 두산은 KBO리그 마지막 언더독 우승이다. 당시 상대는 공교롭게도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던 삼성이다. 이후 KBO리그 한국시리즈는 이듬해 삼성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13년 연속 정규 시즌 1위팀이 가져가고 있다. 그만큼 언더독 우승이 어렵다는 뜻이다.
두산은 지난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서 혈전을 치른데 이어 NC와의 플레이오프도 만만치 않았다. 특히 3차전까지 1승 2패로 내몰려 탈락 위기까지 갔지만 니퍼트가 에이스의 위용을 과시하며 승부를 최종전까지 끌고 갔고, 장원준이 5차전을 책임지며 끝내 승자가 됐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도 기세가 만만치 않다. 이날 경기까지 벌써 13경기를 치르느라 몸이 고단한 상황이지만 선수들의 투혼은 더욱 불타오르고 있다. 공을 잡기 위해 몸을 던지는가 하면, 세이프를 만들기 위해 유니폼이 더러워지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과거 두산의 상징이었던 ‘허슬두’가 재현되는 모습이다.
사실 두산은 3승 1패로 앞서나가게 됐지만 안심할 상황이 못 된다. 이미 산술적으로는 93.7%의 우승 확률을 손에 쥐었지만 단 한 번 예외였던 당사자이기 때문이다.
두산은 2년 전이었던 지난 2013년 한국시리즈서 삼성을 만났다. 준플레이오프서부터 치르고 올라온 점도 지금과 똑 닮았다. 두산은 예상과 달리 삼성을 몰아세우며 시리즈 전적 3승 1패를 기록했다. 우승이 눈앞에 보였다.
하지만 거짓말 같은 일이 벌어졌다. 5차전부터 시작된 삼성의 거센 반격에 밀려 힘을 잃기 시작하더니 그대로 내리 3연패하고 말았다. 현재 두산의 주축 선수들 대부분은 이때의 아픔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우승에 대한 설레발보다 투지를 더욱 불태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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