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우 징계 솜방망이? 제 식구 감싸기 없었다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5.11.03 07:38  수정 2015.11.04 09:15

50경기 출장정지 및 연봉 동결, 벌금까지 부과

앞으로를 생각한다면 더욱 큰 징계 수위로 느껴져

SNS 파문을 일으킨 장성우는 예상보다 무거운 징계를 받게 됐다. ⓒ kt 위즈

전 여자친구의 SNS 폭로글로 파문을 일으킨 kt 안방마님 장성우의 징계 수위가 발표됐다.

kt 위즈는 2일 자체 징계위원회를 열고 장성우에 대해 “2016시즌 50경기 출장정지 및 연봉 동결, 벌금 2000만원을 부과”의 징계안을 발표했다. 구단 측의 KBO 야구규약 제14장 유해행위 제151조 품위손상 행위에 의거해 이번 논란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물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KBO(한국야구위원회) 역시 장성우에게 유소년야구 봉사활동 120시간과 사회 봉사활동 120시간의 제재를 부과한데 이어 향후 SNS를 통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등 유사한 사례가 재발할 경우 강력히 제재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kt 구단에게도 선수단 관리의 책임을 물어 경고 조치했다.

포스트시즌이 한창이던 지난달, 인터넷상에는 일명 ‘장성우 폭로글’이 공개되며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켰다.

글을 쓴 당사자는 장성우의 전 여자친구였다. 장성우로부터 들었던 이야기들을 풀어냈다는 이 글에는 그야말로 충격적인 내용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었다. 장성우와 한솥밥을 먹었던 동료들부터 감독, 코치, 심지어 선수들을 응원하던 치어리더와 팬들을 향한 무차별 비난이었다.

물론 뜨거웠던 인터넷과 달리 kt와 장성우 측은 한동안 묵묵부답이었다. 결국 글에서 언급된 치어리더가 용기를 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밝혔고, 법적 조치에 나서면서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됐다. 그러면서 장성우 역시 구단을 통해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팬들의 반응은 예상대로 차가웠다.

실제로 야구팬들의 배신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만큼 장성우는 스타플레이어로 발돋움할 충분한 기량을 갖춘 선수였기 때문이었다. 그런 그에게서 야구 실력과 정반대되는 인성이 드러나자 팬들의 십자포화는 당연해 보였다.

사실 장성우는 따끈한 스토리를 가진 준비된 스타였다. 전 소속팀 롯데에서 일찌감치 싹수를 보였고, 올 시즌 kt로 이적한 뒤 주전 자리를 꿰차자 기대대로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kt 구단 역시 장성우를 대대적으로 앞세우며 팀 최고의 스타플레이어로 밀어주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장성우는 그의 말대로 무심코 내뱉은 말이 부메랑처럼 날아와 장밋빛 미래를 제 스스로 어둡게 만들어버렸다.

일부 야구팬들은 이번 징계가 솜방망이 처분이라며 마녀사냥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kt의 입장은 물론 KBO 등 그동안의 야구계 선례에 비춰봤을 때 장성우의 50경기 출장정지와 연봉 동결, 2000만원 벌금, 봉사활동 240시간의 징계는 결코 가볍지 않다.

먼저 kt 구단은 내년 시즌 3분의 1을 장성우와 함께 할 수 없다. 이는 팀 성적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로 올 시즌 3승 24패(승률 0.111)에 그치던 kt는 안방마님을 새로 품에 안은 뒤 49승 67패(승률 0.422)로 성적반등을 이뤘다. 가뜩이나 선수 1명이 아쉬운 신생구단 입장에서 위와 같은 징계안은 뼈를 깎는 반성이라도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장성우 개인적으로도 올 시즌은 포수 역할은 물론 타격에서도 타율 0.284 13홈런 77타점의 괄목할 성적을 남긴 최고의 해였다. 올 시즌 연봉은 5500만원. 팀 내 위치와 성적 등 모든 면을 고려했을 때 억대 연봉 진입은 물론 그 이상의 대우를 받을 수 있었던 장성우다. 하지만 kt 측은 일찌감치 연봉 동결을 발표한데 이어 연봉의 절반에 가까운 2000만원 벌금을 부과했다.

여기에 징계가 풀려 그라운드에 돌아와도 그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볼 팬들과 마주해야 한다. 최악의 경우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야유와 비난을 감내해야할 수도 있다.

야구팬들이 이번 일에 극도로 분노하는 이유는 몇 해 전 비슷하면서도 더욱 안타까운 일을 접해봤기 때문이다. 수도권 모 구단 선수와 열애 루머에 빠진 모 스포츠 아나운서는 인터넷을 통해 팬들의 맹비난을 받았고, 급기야 출처 불분명한 글로 인해 더욱 큰 고통을 받다 스스로 세상을 등지고 말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수의 사과는 없었고, 해당 구단과 KBO도 묵묵부답으로만 일관했다. 이후 선수는 몇 차례 경기에 나오기도 했지만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가 됐고, 끝내 팀을 떠난 뒤 비난의 시선이 없는 곳에서 야구를 하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kt의 징계 수위는 합당하면서도 더욱 무겁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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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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