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프리미어 12 야구대표팀이 한국야구의 자존심을 걸고 숙적 일본과 한판 승부를 펼친다.
한국 야구국가대표팀은 8일 오후 7시 일본 삿포로돔에서 '2015 WBSC 프리미어 12' 일본과 개막전을 시작으로 대장정에 돌입한다. 대표팀은 일본에 이어 11일 도미니카공화국, 12일 베네수엘라, 14일 멕시코, 15일 미국을 각각 상대한다.
12개 팀이 A, B조로 나뉜 이번 대회는 각 그룹의 네 팀이 8강 토너먼트에 진출한다. A, B그룹 1~4위와 2~3위가 크로스 토너먼트로 준결승팀을 가린다.
이중에서도 한일전은 설명이 필요 없는 프리미어12 최고의 빅매치다. 한국은 올림픽과 WBC 등 굵직한 국제무대에서 일본과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다. 일본은 이번 대회에서도 강력한 우승후보로 평가된다. 한국은 시작부터 가장 부담스러운 상대와 만나게 된 셈이다.
일본은 이번 대회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르다. 미국 메이저리그가 주관한 WBC와 달리, 이번 프리미어12는 세계여자소프트볼연맹(WSBC)이 일본프로야구(NPB)와 손을 잡고 주최한 대회다.
일본은 이번 대회에서 일찌감치 정예멤버로 팀을 꾸린데다 홈 이점까지 안고 있다. 안방에서 일본 야구의 자부심을 증명하겠다는 목표의식도 분명하다. 한국과의 개막전에서는 일찌감치 '야구 천재'로 불리는 오오타니 쇼헤이(니혼햄)의 선발 등판이 유력하다.
한국도 일본을 잡아야만 1차 목표인 8강 진출을 바라볼 수 있다. 무엇보다 프리미어 12 대회 성적과는 또 별개로 한일전은 그 자체로 하나의 결승전이나 다름없다.
종목을 막론하고 '다른 팀에게는 다 져도 일본에게만은 결코 질수 없다'는 태극전사들에게 오랜 세월 각인된 필승의 주문과도 같다. 일본이 주관하는 축제에 들러리만 서다오는 것은 한국야구의 자존심이 용납하지 않는다.
객관적인 전력은 아무래도 한국이 불리한 게 사실이다. 한국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메이저리거들을 비롯한 주축 선수들 상당수가 빠졌다. 물론 다른 팀도 전력공백은 있지만 아무래도 선수층이 두텁지 못한 한국으로서는 팀워크와 집중력으로 승부를 걸어야하는 상황이다.
그렇기에 첫 경기인 일본전은 더욱 중요하다. 개막전 상대로서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그만큼 첫 경기부터 일본을 잡고 기세를 올린다면 이후의 경기에서도 흐름을 탈 수 있다. 한국은 과거에도 불리한 상황과 전력의 열세를 극복하고 여러 번 일본을 이겨본 경험이 있다. 일본역시 한국을 경계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다.
한국은 '일본 킬러' 광현의 선발 기용이 예정된 가운데, '지일파' 이대은과 이대호, 국내 최고의 거포 박병호의 활약 등이 승부의 관건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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