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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카드'가 문재인 호남 전략? '택도 없어'


입력 2015.11.10 09:57 수정 2015.11.10 10:00        이슬기 기자

호남민심 "친노 절대 지지 않겠다" 악화, '송영길 카드' 영향력은 미지수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자료사진)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20대 총선을 앞두고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의 고민이 깊어졌다. 텃밭인 호남의 ‘반(反)문재인’ 정서가 강해지는 데다 탈당파를 중심으로 신당 바람도 계속되는 상황에서 이렇다 할 호남 전략이 마땅치 않아서다. 아울러 일각에서 거론되는 ‘송영길’ 카드 역시 힘을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국갤럽이 지난 10월 둘째 주 여야 대권주자들에 대한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호남에서 문 대표의 지지율은 8%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야당 텃밭에서 여당 인사인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9%)보다도 낮은 수치를 기록한 것이다. 아울러 박원순 서울시장(31%), 같은 당 안철수 의원(20%)과 현저한 차이를 드러냈다. 정당 지지율 역시 새정치연합 32%, 새누리당 27%로 여당보다 겨우 5%p를 더 받는 데 그쳤다.

호남향우회의 민심은 더 가혹했다. 박광태 호남향우회중앙회장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표에 호남민들의 반감이 워낙 크기 때문에, 문 대표가 사퇴하지 않는한 이번 총선에서 반타작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예전부터 민주당에 대한 불만은 항상 있어도 선거때만큼은 민주당을 지지했었지만, 이번에는 절대 친노를 지지하지 않을 거라는 게 호남향우회의 전체적인 정서”라고 강조했다.

당내 여론도 차갑기는 마찬가지다. 호남·비주류계 현역은 물론, 호남향우회의 영향력이 막강한 수도권을 지역구로 둔 의원들 역시 통합 선거대책위원회 등 문 대표의 ‘2선 후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차 거세지고 있다.

이종걸 원내대표와 주승용 최고위원등 비노계 의원모임인 민집모(민주당집권을위한모임)는 9일 여의도 한 식당에서 모여 "문재인 대표가 거듭되는 재보궐선거 패배에 책임지는 모습도 없고, 총선승리를 위한 뚜렷한 비전과 계획도 내놓지 않고 있다"며 "문 대표는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아들이고, 하루빨리 당의 혁신과 단합, 야권통합과 대단결을 통한 총선승리 비전을 밝혀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아울러 이날 회동에서는 문 대표의 거취 문제도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병호 의원은 “문재인 체제로는 총선 승리가 불가능하다”며 “통합전대로 새로운 지도부를 뽑으면 국민들에게 당이 새롭게 다가갈 수 있고, 새로 뽑힌 지도부가 강력한 추진력으로 혁신도 함께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주장하는 통합 선대위는 문 대표가 대표직을 맡되 상임고문 등 전직 대표들이 선대위를 구성해 공천 문제를 논의하는 체제로, 문 대표의 권한이 축소된다. 특히 10.28 재·보궐선거 패배 후 박지원 의원 등 호남계 비주류 의원들이 ‘문재인 책임론’을 내세우며 지도체제 개편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같은 상황에서 거론된 송영길 전 시장의 광주 출마설에 대해 문 대표도 호의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무소속 천정배 의원은 이미 새정치연합과의 선거연대 의사가 없음을 재차 밝혀온 만큼, 호남에서 양측 간 정면승부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3선 의원과 단체장 경력에 더해 전남 고흥 출신이자 광주 대동고를 졸업한 송 전 시장이 대항마에 적합하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송 전 시장 본인은 광주 출마에 대해 아직 확답을 내놓지는 않고 있다. 최근 당 관계자를 만나 무소속 천정배 의원 지역구인 광주 서구을 출마 의사를 밝혔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내년 출마 1순위는 인천이다. 아직 광주는 생각해본 적 없다”며 천 의원의 복당을 재차 촉구하면서도 “여론을 수렴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시간이 필요하다. 연말쯤에 어떻게 할지 결정을 할 것”이라며 가능성을 남겨둔 상태다. 그는 오는 12일 광주에 방문할 예정이다.

일단 송 전 시장은 당의 지도체제개편을 촉구하는 동시에 ‘제3지대’ 의원모임인 통합행동에 이름을 올리며 문 대표와 거리두기를 하고는 있지만, 실제 광주 민심을 붙잡을 수 있을지에 대해선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당장 호남향우회만 해도 “누구든 문 대표에게 조금이라도 호의적인 모습을 보이기만 하면 절대 지지하지 않겠다”며 ‘친노 죽이기’를 벼르고 있을 만큼 감정이 격해져 있기 때문이다.

한편 문 대표도 11월 중 광주를 방문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달 내 호남 대진표가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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