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 공격진은 ‘황태자’ 이정협이 빠졌지만 석현준, 손흥민 등 남아있는 선수들이 여전히 강력한 화력을 선보이고 있다. ⓒ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이제는 대표팀 공격진도 하나의 강력한 무기가 됐다.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이 부임 직후 1년 여간 거둔 최대의 성과로는 다양한 선수들의 발굴을 꼽을 수 있다. 그 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석현준과 이정협 같은 차세대 공격수들의 약진이다.
한국축구는 한동안 공격수 기근에 시달렸다. 과거 대표팀을 이끌던 국내파 감독들은 최전방을 책임지는 원톱 공격수로 박주영, 이동국, 이근호, 김신욱 등 4명의 선수들을 돌아가며 기용했다. 심지어 이들 외에는 더 이상 뽑을 선수가 없다고 하소연하는 감독도 있었다.
하지만 이들 중 현재 슈틸리케호에 남아있는 멤버들은 아무도 없다.
슈틸리케 감독은 부임 직후 초반에는 이정협을 발탁하며 호주 아시안컵에서 쏠쏠하게 활용했고, 최근에는 다시 석현준을 중용하고 있다. 두 선수 모두 슈틸리케 감독이 등장하기 전까지 대표팀에서는 거의 볼 수 없었던 선수들이다. 이는 흙속의 진주를 발굴해내는 슈틸리케 감독의 능력을 돋보이게 하는 장면이다.
두 선수는 각기 장점이 다르다. 이정협이 슈틸리케 감독이 요구하는 연계플레이와 전술적 역할에 최적화된 선수라면, 석현준은 강한 피지컬과 골 결정력을 주무기로 하는 좀 더 전형적인 원톱에 가깝다. 여기에 2선이면서 종종 최전방도 소화할 수 있는 손흥민, 지동원, 황의조 같은 선수들의 존재로 인해 한때 약점이던 대표팀의 공격진은 불과 1년 사이에 풍부한 라인업을 갖추게 됐다.
이정협이 부상으로 한동안 전력에서 이탈한 상황이지만 현재 대표팀에서 그의 공백을 느끼기란 어렵다. 이정협의 대안으로 등장한 석현준과 지동원이 대표팀에서 빠르게 자리 잡으며 빈자리를 빠르게 메운 덕분이다.
또한 최근 대표팀에서 가장 풍부한 자원인 2선 공격진도 화력을 더해주고 있다. 대표팀의 공격 포인트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담당하고 있는 것도 2선 공격진이다.
손흥민과 구자철이 대표팀에서 여전히 쾌조의 컨디션을 발휘하고 있는 가운데 이재성, 남태희, 지동원, 이청용, 권창훈 등 누구를 세워도 아쉬움이 없을 정도로 선수들이 차고 넘친다. 여기에 기성용, 박주호 등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들의 존재로 인해 전술적 운용폭은 더욱 다양해졌다.
이제 슈틸리케 감독은 누구를 뽑을까보다는 어떤 조합이 최적일까를 고민해야할 정도로 행복한 고민을 하게 됐다. 전술도 기존의 4-2-3-1에서 2선 공격수의 숫자와 조합을 늘리는 4-1-4-1이 대표팀의 또 다른 주 포메이션으로 자리매김했다.
그 사이 축구대표팀은 러시아월드컵 2차 예선에서 6전 전승 조 선두를 굳건히 하며 사실상 최종예선에 가까워졌다. 최근 13경기 무패의 상승세도 이어갔다. 2015년 20경기에서 16승 3무 1패의 성적을 거두는 동안 무려 44골을 넣었다.
주로 약체팀을 상대했다는 지적도 있지만, 그동안 한국을 상대로 두터운 밀집수비를 구사하는 팀들에게 다득점을 기록하는데 애를 먹었던 과거를 생각하면, 이겨야할 경기에서 확실하게 골을 터뜨린 공격진의 안정감에 높은 점수를 줄만하다.
이는 한국축구의 오랜 고민이던 골 결정력과 공격수 부재를 풍부한 선수층의 구축으로 극복해낸 슈틸리케 감독의 업적이 빛나는 장면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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