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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도 포격 도발 5년, 북 "남측의 선불질"


입력 2015.11.23 16:33 수정 2015.11.23 16:44        하윤아 기자

북, 관계개선 강조하면서 8·25 합의 운운하며 군사훈련 중단 요구

23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연평도 포격 도발 5주기 행사가 열린 가운데 한민구 국방장관 등 국방부 관계자들이 헌화분향한 뒤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연합뉴스

연평도 포격 사건 5주기인 23일 북한이 관영 매체를 통해 당시를 언급하면서 우리 측에 사건의 책임을 돌리고 있다. 특히 이날 오후 서북도서 일대에 예정된 해상 사격훈련에 대해 ‘응징 보복’을 운운하면서 중단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은 여전히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실제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2일 ‘5년전 연평도불바다의 쓰디쓴 참패를 잊지 말아야 한다’는 제목의 조선인민군 서남전선군사령부 대변인담화를 내보내며 연평도 포격 사건에 대해 ‘남측의 선제공격에 따른 대응’이라는 논리로 책임을 회피했다.

북한은 당시 사건에 대해 “도발광기에 들뜬 괴뢰들은 아군의 거듭되는 사전통고를 무시하고 우리의 신성한 영해에 선불질을 해대기 시작했다”며 “그 즉시 아군의 노호한 보복의 세찬 불줄기가 군사적 도발의 본거지로 전락된 연평도에 쏟아져 내렸다”고 주장했다.

특히 북한은 “(남측이) 백령도와 연평도일대에서 155mm 자행곡사포 K-9와 130mm 방사포, 지상대지상유도무기 스파이크, 무장직승기 AH-1S를 비롯한 살인 장비들을 동원하여 또 다시 우리 측 수역을 향하여 도발적인 해상사격을 감행하려고 획책하고 있다“며 ”남조선군부호전광들은 5년 전 연평도불바다의 교훈을 망각하고 또다시 불순한 군사적 도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서해열점지역에서 아군수역을 목표로 한 남조선군부의 해상사격이 강행되는 경우 5개섬 수역에 대한 우리 서남전선군부대들의 무자비한 응징보복이 가해질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 측의 이 같은 담화에 대해 우리 정부는 23일 “이번 사격훈련은 정례적인 사격훈련”이라며 “북한이 도발하면 우리들은 기본적 계획에 의해서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오늘 사격훈련은 계획된 대로 정상적으로 시행된다”며 “현재까지 북한군 동향은 특별한 것은 없지만 우리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연평도 포격 사건은) 연평도에 사는 우리 대한민국 주민들에게 북한이 포탄을 쏘아서 무고한 우리 주민들의 생명을 앗아간 그런 도발사건”이라고 규정, “그런 차원에서는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이고, 앞으로도 그러한 상황이 발생되면 우리 군은 육·해·공군, 해병대 합동전력으로 강력하게 대응한다고 하는 마음자세는 변함이 없고 앞으로 대비태세도 계속 더 강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북한은 “8월 합의가 진실로 소중하다면 그에 맞게 처신하라”며 서북도서 일대 해상사격 훈련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북한은 최근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를 강조하면서 동시에 ‘남북합의 이행’을 운운하며 당국자들의 북핵 및 인권 문제 해결 등과 관련한 발언을 문제 삼거나 예정된 군사훈련의 중단을 요구하는 등 우리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실제 북한은 8·25 합의에 따른 남북당국자 회담의 실무접촉을 진행하키로 한 가운데 내년 3월 예정된 한미연합군사훈련 등을 겨냥해 우리 측을 비난했다.

앞서 21일 북한 선전 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지금은 말 한마디, 행동 하나를 하여도 북남관계 개선에 이바지하는 말과 행동을 해야 할 시기”라며 “남조선당국은 말로는 대화와 접촉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실제로는 공화국을 겨냥한 군사연습들을 끊임없이 벌려놓고있다”고 말했다.

노동신문 역시 21일 “지금은 북남관계 개선의 작은 싹을 살려나가기 위해 뛰어다녀야 할 때”라면서 “남조선 당국자들이 민족의 운명과 조국통일에 대한 꼬물만한 사명감이라도 있다면 동족을 모해하며 북남관계 개선에 저해를 주는 불순한 언동을 당장 걷어치워야 한다”고 우리 측 당국자들의 발언을 문제 삼고 나섰다.

북한은 그보다 앞선 18일에도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남조선당국은 북남관계개선을 바라는 온 겨레의 의사와 염원에 역행하여 대화 상대방을 부정하고 동족을 해치기 위한 외세와의 북침전쟁불장난을 매일같이 벌리고 있으며 시대착오적인 반공화국 핵 및 인권소동에 더욱 열을 올리고 있다”며 “남조선당국이 진실로 관계개선을 바란다면 속에 없는 말장난을 부릴 것이 아니라 대화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노력부터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윤아 기자 (yuna1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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