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벨' 울릴때마다 '아무 일 없게 해달라' 기도만..."
공익희생자지원센터 '당신의 아름다운 이름을 기억합니다' 북콘서트 열어
"불이 나면 전쟁터에요. 불이 난 장소에서 사람들은 빠져나오지만 소방관들은 거기를 들어가야 해요. '화제벨'이 울릴 때마다 기도합니다. 오늘 아무 일 없게 해달라고." -조순경 씨(고 최희대 소방교 아내)
지난 2005년 화재 현장에서 남편을 잃은 조순경 씨가 공익희생자지원센터(센터)가 24일 주최한 '당신의 아름다운 이름을 기억합니다' 북콘서트 행사에서 남편을 추억하며 흐느꼈다.
조 씨는 센터가 발간한 휴먼북, '당신의 아름다운 이름을 기억합니다'의 주인공인 고 최희대 소방교의 아내로 이날 행사장에 참석해 "남편을 기억할 수 있게 한 이 자리를 마련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조 씨는 "제가 지금 소방서에서 근무하고 있는데 지금도 화재 벨이 울리면 그때마다 마음속으로 기도한다"면서 "남편을 화재 현장에서 잃어서 모두 안전해야 할 텐데, 그 생각부터 한다"고 말했다.
이날 함께 북콘서트에 참석한 박미영(고 김영명 소방장의 처), 황옥주(고 심재호 경위) 씨 도 이번 행사에 참석해 "소방 공무원 등 위험한 곳에서 일하는 이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사회, 그리고 공익희생자들을 기억하는 사회 됐으면 좋겠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공익희생자지원센터(센터)는 경찰, 소방공무원, 해양경찰, 의사자 등 공익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 공익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해 발간된 휴먼북, '당신의 아름다운 이름을 기억합니다'를 24일 발간했다.
센터는 대중들의 기억 속에서 잊힌 순직 경찰관, 소방관, 해양경찰관 및 의사자 등 공익희생자들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제고하기 위해 이번 프로젝트를 올해 2월부터 진행해 왔다.
센터는 지난 2월 행정자치부의 공익사업에 지원, 5월에 책 집필 대학생 작가와 자원봉사자들을 선발해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양순철 센터 대표는 이날 경과보고를 통해 "공익희생자지원센터는 공익희생자들에 대한 정부차원의 부족한 선양사업을 보충하고 보완하기 위해 활동 중"이라면서 "이러한 일환으로 마련된 이번 프로젝트는 희생자들이 절체절명의 순가에 목숨을 버리면서 타인을 버릴 수 있는 선택을 했는지를 조명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양 대표는 "책을 만드는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다. 유가족들을 만나기 힘들었고 유가족분들 조차도 아픈 기억을 떠올리고 털어놓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면서 "이번에 제작된 휴먼북은 청소년들이 많이 읽었으면 하는 생각에 서울시내 국공립 도서관에 배포할 예정이다. 2016년도에도 관련 사업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책 집필에 참여했던 편도혁(국민대학교 전자공학부) 씨는 "책 집필의 시작은 이런 공익희생자들의 이야기를 알리면서 사람들이 달라졌으면 하는 바람이었는데 이 작업 이후 제가 먼저 달라졌다"면서 "이런 작은 발걸음이 공익희생자들을 기억할 수 있는 큰 변화의 시작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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