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축 선수들의 연이은 이탈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삼성 류중일 감독이 내년 시즌 진정한 시험대에 오른다.
지난 2011년부터 삼성을 이끈 류중일 감독은 4년 연속 통합 우승을 차지하며 명장 반열에 올랐다. 올 시즌은 한국시리즈에서 두산 베어스에 패하는 바람에 5년 연속 통합 우승에 실패했지만 2010년대 새로운 ‘삼성 왕조시대’를 이끌었다는 평가다.
하지만 부임 후 준우승에 머문 류중일 감독은 내년 시즌 여러 과제를 떠안고 다시 삼성을 정상에 올려놓아야 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지금의 삼성 왕조는 지난 2004년 심정수와 박진만을 영입한 뒤 외부 FA 영입에서 완전히 손을 뗐고, 신인 선수들의 육성을 통한 시스템 야구로 정상 자리를 지켜왔다.
2010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양준혁과 당시 일본서 뛰고 있던 이승엽이 빠진 삼성의 중심타선에는 박석민-최형우-채태인으로 이어지는 클린업 트리오가 구축됐다. 또한 김상수, 배영섭, 박해민 등 젊은 선수들이 조련을 통해 즉시 전력감으로 활용되기도 했다.
감독 재임 기간 운도 따랐다. 선동렬 전 감독이 구축해 놓은 철벽 불펜을 그대로 이어 받은 류중일 감독은 강력한 투수력을 등에 업고 팀을 운영해 나갈 수 있었다.
2012시즌에는 일본에서 이승엽이 복귀하면서 타선의 파괴력이 더해졌고, 류 감독 부임 후 3년간 마운드에서 철벽 방어를 과시했던 오승환이 일본으로 떠나자 곧바로 임창용이 수혈되면서 마무리 투수 공백도 최소화됐다.
하지만 내년 시즌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우선 그간 공수에서 알토란 역할을 해준 박석민이 FA를 통해 NC로 떠나며 당장 3루수 자리에 큰 구멍이 났다. 조동찬과 김태완 정도가 후보로 거론되고 있지만 부상이 잦고 10시즌 통산 타율 0.297 163홈런 638타점을 올린 박석민에 비해 무게가 떨어진다는 평가다.
투수 공백이 가장 심각하다. 최근 원정도박 혐의를 시인한 마무리 투수 임창용은 결국 방출 조치됐다. 역시 같은 의혹을 받고 있는 윤성환과 안지만 또한 향후 거취가 불투명하다. 무혐의 처분을 받아 그라운드에 복귀하더라도 한동안 구설에 오를 것이 분명해 정상적인 기량을 발휘할지도 미지수다.
그렇다고 FA 영입에 나설 상황도 못된다. 아직 시장에는 고영민과 오재원 등이 남아있지만 이미 삼성은 FA 시장에서 일찌감치 철수를 선언한 상태다. 결국 올 시즌을 마치고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한 피가로와 클로이드를 대체할 외국인 선수 선발을 비롯해 트레이드 및 유망주 육성만이 남은 전력 보강의 열쇠다. 하지만 이마저도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감독 데뷔 이후 순탄한 행보를 보여 온 류중일 감독이 내년 시즌 주축 선수들의 대거 이탈 속에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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