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대회 '연기설'…진실 혹은 거짓?
"연기설 타당, 준비기간 짧고 5월 상징성 적어" vs "당대회 연기, 공식 절차와 발표 없었다"
36년 만에 처음으로 내년에 개최될 예정인 북한의 제7차 당대회의 '연기설'이 16일 제기된 가운데 이를 둘러싸고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북한에서 당대회라는 무게감 있는 정치행사를 당 기구의 공식적인 절차 없이 연기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북한이 당대회 개최를 예고했던 5월 행사 개최는 애초에 시간적으로 너무 촉박했다는 분석이 대립하고 있다.
5월 예정된 북한 당대회 '연기설'은 16일 북한 매체를 통해 제기됐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삼천메기공장 현지지도 소식을 전하면서 "김정은동지께서 대중의 무궁구진한 정신력을 총발동하는데 당정치사업의 화력을 집중한다면 삼천메기공장의 방대한 현대화 공사를 조선노동당 제7차대회가 열리는 다음해 10월 10일까지 얼마든지 끝낼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북한 당국이 당대회 개최 준비를 위한 시간 부족으로 일정을 훗날로 미룰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는다. 성과로 내세울만한 경제적 성과가 마땅치 않을뿐더러 김정은 특유의 즉흥적인 행동으로 당대회 일정을 시기상 아무런 의미가 없는 5월로 결정해 이에 대한 수정 작업을 거쳤다는 관측이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날 '데일리안'에 "당대회 연기는 좀 더 지켜봐야할 문제지만 내년 5월이라는 시점이 상징적인 날이 아니기 때문에 충분히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당대회를 준비하는 시간자체도 5월은 너무 촉박하다. 하지만 예고된 5월에서 10월로 일정을 연기하면 그만큼 당대회 준비에 여유가 생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도 본보에 "모란봉 악단 철수 이후 며칠 사이에 당대회와 관련된 북한의 기조가 변화했을 가능성도 있다"면서 "또한 이미 정한 일정을 정치국 회의 등 공식 절차를 통해 연기를 하면 모양새가 좋지 않아 오늘 보도처럼 슬쩍 관련 내용을 흘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당대회라는 북한의 거대한 정치행사가 공식절차 없이 연기될 가능성은 낮다는 주장도 상당수다.
당초 5월로 예고된 당대회가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결정을 거친 만큼 행사 연기도 노동당 중앙위 정치국 회의 등 공식 절차가 있어야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실제 지난 2005년, 북한 당국은 최고인민회의를 3월에 개최한다고 발표했다가 한 달 연기한 사례가 있다. 당시는 상임위 결정을 통해서 최고인민회의 연기를 공지했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을 통해 "당대회 연기와 관련해서는 사실 확인 중이다. 그렇지만 북한은 최근 12월초까지 당 대회가 5월에 개최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여러 가지 보도를 한 바 있다"면서 "그리고 중요한 정책의사, 예를 들면 최고인민회의 연기 등은 상임위 결정 등을 통해서 사전에 고지를 한 바 있다"고 당대회 연기 가능성이 낮다고 시사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연구실장도 "당대회가 내년 10월 10일로 연기됐다고 해석하는 것은 성급한 평가다. 김정은의 발언은 현대화 공사를 당대회가 열리는 의미있는 해인 내년의 10월 10일까지 끝내라는 의미지, 당대회가 10월 10일에 개최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면서 "북한이 정치국 결정서를 통해 당대회를 공지한 것처럼 당대회가 연기된다면 정치국 결정서를 통해 발표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분석했다.
앞서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0월 30일 "주체혁명위업 사회주의 강성국가 건설위업 수행에서 세기적인 변혁이 일어나고 있는 우리 당과 혁명발전의 요구를 반영, 조선 노동자 제7차 대회를 주체 105년(내년) 5월초에 소집할 것"이라고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의 입장을 전한 바 있다.
당대회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집권 시기에는 단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다. 다만 지난 2010년과 2012년 '임시 당대회'격인 '당 대표자 회의'를 통해 당의 주요 방침을 결정한 바 있다. 김정은의 데뷔무대도 지난 2010년 9월 개최된 '당대표자회의'였다. 당시 김정은은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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