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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패 속에서 피어오른 '초짜' 조동현 뚝심


입력 2015.12.21 11:57 수정 2015.12.21 11:57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20일 오리온전 대패에도 3쿼터부터 전면강압수비

아직 승부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감독의 메시지 전달

조동현 부산 KT 감독. ⓒ KBL

경기는 패했지만 초보 감독의 메시지는 강렬했다.

KT는 20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KCC 프로농구’ 4라운드 오리온과의 경기에서 66-92로 완패를 당했다. 최근 7연패에 빠진 KT는 12승20패를 기록하며 6강 진출에서 한걸음 더 멀어졌다.

간판슈터 조성민의 부상 공백이 컸다. 조성민은 지난 8일 부산 KGC전에서 왼쪽 무릎을 다치면서 전열에서 이탈했다. 득점원이 부족한 KT는 조성민의 빈자리를 뼈저리게 실감할 수밖에 없었다. 조성민은 오는 25일 모비스전에서나 복귀가 가능할 전망이다. 조성민의 부재로 기복이 심했던 외국인 선수 블레이클리 역시 상대의 집중견제에 더 어려움을 겪고 있다.

빡빡한 일정도 KT에게는 부담이었다. 전날 전주에서 KCC와 경기를 치른 뒤 이틀 연속으로 치러진 연전에 대한 체력적 부담을 드러냈다. 전반에만 무려 12개의 실책을 기록할 만큼 집중력이 떨어졌다. 설상가상으로 야투율마저 떨어지며 이미 3쿼터에만 점수차가 20점차까지 벌어지는 등 졸전을 면치 못했다. 역전이 사실상 힘들어지자 선수들에게도 의욕이 떨어진 듯 무기력한 모습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패색이 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조동현 감독이 끝까지 승부를 포기하지 않는 자세는 인상적이었다. 조 감독은 점수차가 벌어진 3쿼터에 선수들을 대거 교체하면서 전면강압수비를 들고 나왔다. 엄청난 체력소모가 요구되는 전면 강압수비는 중요한 상황이나 단기전이 아니면 자주 쓰지 않는 전술이다. 특히 일정이 빡빡한 프로에서는 이미 경기흐름이 넘어간 상황에서 굳이 무리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조 감독은 정반대로 가용 자원들을 총동원하면서 로테이션을 통해 쉴 새 없이 압박수비를 펼치는 것을 선택했다. 그렇다고 무리하게 이날 승부에만 집착한 것은 아니었다. 팀이 거듭된 연패로 분위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선수들의 혹시 패배주의에 빠지는 것을 경계하고 감독이 아직 승부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지가 보였다. 이는 ‘질 때 지더라도 뭔가 얻고 나오는 게 있어야한다’는 평소 조 감독의 승부에 관한 신념이기도 하다.

조 감독은 올해 지휘봉을 잡은 초보 감독이자 프로농구 10개 구단 중에서도 가장 막내 감독이다. 리빌딩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는 KT는 초보 감독이 마음껏 자신의 농구를 구현하기에는 결코 녹록치 않은 환경이다. 그러나 이상민(삼성), 문경은(SK), 허재(전 KCC) 등 내로라하는 스타급 감독들도 초보 시절에는 하나같이 적지 않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패배의 경험이라고 해도 그 속에서 얻는 것은 미래를 위한 더 큰 자양분으로 돌아올 수 있다. 조동현 감독과 KT의 향후 행보를 기대해 볼 수 있는 이유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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