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문발차 6세 원생 사망했는데 법원은 '집행유예'
1심 금고 1년 6월 무거워 항소심서 금고 1년 집유 2년 선고
문을 제대로 닫지 않은 채 태권도장 버스를 운행하는 바람에 6세 여아를 추락사하게 한 혐의로 1년 6개월의 금고형을 받은 운전자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제1형사부(부장판사 이근수)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된 김모 씨(37)의 항소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금고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10월 초 열린 1심에서 선고된 1년 6월에서 형량도 줄고 집행유예까지 선고 된 것이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사고 직후 곧바로 119에 신고하거나 피해자를 병원으로 데리고 가지 않고 경로를 우회하는 과정에서 병원으로 호송되는 데까지 시간이 지체된 점, 유족이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는 점은 피고인에게 불리하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피고인이 사고로 충격을 받아 판단을 제대로 못한 것일 뿐, 사고를 은폐하거나 책임을 축소하려 이런 행동을 한 것이 아니라며 “원심에서 유족을 위해 3000만 원을 공탁했고, 이번에 1000만 원을 추가로 공탁한 점 등을 종합해 고려했을 때 1년 6개월의 금고는 부당하다고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3월 30일 오후 5시 52분 관장 김 씨는 용인 기흥구 중동 국민연금관리공단 앞길에서 자신의 태권도장 통학버스에 탄 A 양(6)의 좌석 안전띠를 매어주지 않고 운전석 뒷문을 확실히 닫지 않은 상태에서 버스를 운전했다. 운전 중 뒷문이 열리면서 A 양은 추락, 숨졌다.
운전 중이던 김 씨는 바로 119에 신고하지 않고 머리에서 피가 흐르는 A 양을 차에 태운 채 태권도장으로 돌아가 다른 아이들을 내려준 뒤에야 119에 신고했다.
이후에도 김 씨는 곧장 병원으로 가지 않았다. 집으로 갈 아이들을 다시 태워 데려다주는 과정에서 예원이는 계속 차량 안에 있었다. 결국 사고 발생 19분이 지나 도로 위에서 만난 119 차량에 겨우 옮겨졌다.
머리 골절에 따른 중증 뇌손상을 입은 예원이는 병원 도착 30여 분만에 숨졌다. 예원이의 아버지 양모 씨(33)는 빨리 병원에 갔으면 딸이 살 수도 있었다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어 합의도 거절하고 재판부에 엄벌을 희망했다.
그러나, 집행유예가 선고되었고, 양 씨는 형량이 적다는 이유로 대법원에 상고할 수는 없기 때문에 관장 김 씨가 풀려나는 것을 두고 볼 수밖에 없게 되었다. 국민의 안전의식은 높아가지만, 법원은 이를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이에 네티즌들은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 혐의가 아니라 미필적고의에 의한 살인죄 아니냐”며 “유가족이 합의금 받고 용서할 마음이 없는데 왜 판사가 공탁을 감안해 감형을 하냐”고 공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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