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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 사망서 수소탄 발표까지, 72세 노장 리춘희


입력 2016.01.06 20:30 수정 2016.01.07 08:41        스팟뉴스팀

김일성·김정일 부자 사망, 김정은-로드먼 만남 등 중요 사안 담당

북한 조선중앙 TV가 6일 오후 특별중대보도를 통해 수소탄 실험 성공을 발표하고 있다. YTN 화면촬영.ⓒ데일리안

북한이 6일 첫 수소폭탄 실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가운데 이를 보도한 리춘희 조선중앙텔레비전 아나운서(방송원)의 이력이 새삼 회자되고 있다. 리 아나운서는 북한이 공식성명을 발표할 때나 중대 소식을 전할 때 어김없이 등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이날 낮 12시30분(평양시간 정오) 리춘희 아나운서의 진행으로 정부성명을 공식 발표했다. 리 아나운서는 “주체 조선의 첫 수소탄 시험 완전 성공”이라며 운을 뗀 후 “2016년 1월 6일 10시 주체조선의 첫 수소탄 실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할머니 뻘인 리 아나운서가 아직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것은 비상식적인 상황이 많이 벌어지는 북한 내에서도 이례적이다.

북한 노동법에 따르면 남자는 60살, 여자 55살이면 정년 퇴직을 하지만 리 아나운서는 올해 72세(1943년생)로 정년을 무려 17년이나 넘겼다.

그는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당시 2011년 12월 19일 특별방송을 통해 검은 상복을 입고 방송에 나와 사망소식을 전하며 오열을 해 외신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김정은 제1위원장의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이 사망한 1994년 7월 9일에 뉴스를 전한 이도 리 아나운서였다.

다만, 김정은 체제로 바뀐 뒤로 리 아나운서의 등장은 점차 뜸해지고 대신 20대, 30대 젊은 여자 아나운서들이 등장하는 추세다. 김정은 체제 이후 리 아나운서의 등장은 지난 2013년 3월 2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미국의 농구선수 데니스 로드먼의 만남 보도 이후 뜸했다. 가장 최근의 등장은 올해 1월 1일 새해방송에서다.

북한에서도 ‘레전드’급 아나운서로 대우받으며 중요 사안이 있을 때만 간간이 방송에 나오는 것으로 파악된다.

강원도 통천군 출신으로, 조군실고급학교와 평양연극영화대학 배우과를 졸업한 리 아나운서는 국립연극단에서 배우 생활을 하다 1971년 2월에 방송원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조선중앙방송의 뉴스 진행과 대외성명 발표 등을 담당하며 대한민국과 일본, 미국 등의 방송에서 자료화면 형식으로 자주 등장했다.

2008년 4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월간지인 ‘월간화보 조선’ 4월호에는 리춘희에 대한 기사가 게재 된 바 있다. 당시 보도를 인용하면 그녀는 북한 정부가 하사한 고급주택에 살면서 외제 자동차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는 그의 목소리를 ‘국보’ 즉 ‘나라의 보배’라고 칭찬했고, 아나운서 최고 영예인 ‘인민방송원’과 ‘노력영웅’ 칭호를 수여하기도 했다. ‘인민 방송원’은 정치·사상적으로 건실하며 방송 선전 사업에서 공훈을 세운 자에게 수여하는 호칭이며, ‘노력 영웅’ 메달은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위해 헌신한 사람에게 내리는 상이다.

과거 김정일의 조선인민 군부대 시찰의 보도를 주로 맡았으며, 김정일 생일보도 등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그 이외의 보도에는 거의 출연하지 않았다. 리씨를 이을 만한 방송원으로는 류정옥을 꼽는다. 류씨도 선전선동을 유발하는 특유의 목소리로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스팟뉴스팀 기자 (spotnew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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