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17일 오후 11시 5분(한국시각) 영국 안필드서 ‘2015-16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22라운드 일전을 펼친다. 영국은 물론 유럽 축구를 대표하는 ‘노스웨스트 더비’ 그 194번째 맞대결이다.
게겐프레싱으로 불리는 강한 압박과 매서운 공격 축구로 리버풀을 변모시킨 클롭 감독과 매 경기 살얼음판을 걷는 판 할 감독 간의 지략 대결로 일찍이 관심을 모으는 빅매치다. 그러나 역시 초점은 시즌 내내 위기를 넘어 자신의 운명을 걸고 나서야할 판 할 감독에게 기운다.
영국 ‘타임즈’를 비롯한 복수 매체는 리버풀전이 판 할 감독의 운명을 판가름할 것이며, 패배할 시 유임 여부를 장담할 수 없을 것이라 전했다. 사실상 맨유 경영진이 판 할 감독에게 전한 마지막 경고에 가깝다.
맨유는 신년 들어 무패(2승 1무)를 달리고 있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여전히 위태롭다. 새해 첫 스완지전에서는 선제골을 넣었음에도 여전한 수비 불안을 노출하며 결국 동점을 내줬고, 그나마 루니가 그간의 부진을 조금이나마 만회하는 결승골로 겨우 승기를 잡았다.
이후 FA컵 셰필드전에서도 경기 내내 상대 공략에 애를 먹다 종료 직전 얻어낸 페널티킥 득점으로 간신히 승리를 가져갔다. 주중 뉴캐슬전은 올 시즌 맨유의 혼란과 불안정성을 대변해주는 경기다. 일찍이 2골로 리드를 가져갔지만 이후 허무하게 동점까지 허용했다. 그나마 분투해 다시 역전했지만 승리를 눈앞에 둔 막판 시점에 또 다시 동점을 내주며 승점 3 획득에 실패했다. 올 시즌 극심한 부진으로 강등권에 몰린 뉴캐슬을 3연패 수렁에서 건져준 경기였다.
그나마 시즌 초반에는 짠물 수비를 바탕으로 한 실리 축구로 승점 사냥에 성공했지만, 아슬아슬하게 유지하던 균형이 깨진 이후엔 공격력 부재 등 고질적인 약점들에 발목 잡히며 부진으로부터 좀처럼 헤어 나오지 못했다. 이에 노심초사하던 팬들을 폭발시킨 결정적 계기는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탈락이다.
전반기 답답한 플레이로만 일관해 비난 0순위였던 루니가 신년 들어 연속골을 뽑아내고 있다는 점은 그나마 위안이다. 페널티킥이 포함되긴 했지만 스완지전 결승골을 시작으로 최근 3경기 4골을 작렬한 루니는 최근 주전 스트라이커로서 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맨유를 향한 팬들의 눈초리에 경영진의 의도는 명확하다.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사수에 실패하면 더 이상 인내하지 않겠다는 것. 리버풀, 첼시 등이 시즌 도중 사령탑 교체로 변화를 꾀한 것 또한 이들에게 큰 영향이자 자극제가 된다. 위기의 남자 판 할, 그리고 맨유의 운명을 가를 일전에 전세계 이목이 안필드로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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