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치 휘두르택시 탈취하려는데...해병 출신 기사에...
순간적 기지로 탈출, 민가 피해 주지 않으려 야산에 몸 숨겨
50대 남성이 흉기로 택시 기사를 위협했다가 특수강도 미수 혐의로 구속됐다.
창원 서부경찰서는 지난 14일 김모 씨(64)가 운전하는 택시에 탄 박모 씨(51)를 가방에서 흉기를 꺼내 차량을 내놓으라고 위협한 혐의로 구속했다고 17일 밝혔다.
14일 오전 4시경 창원시 마산회원구 일대에서 조수석에 박 씨를 태운 김 씨는 창원시 의창구 북면으로 차를 몰았다. 박 씨는 “내가 예전에 차량을 이용해 사람을 죽었다”고 말했고, 김 씨는 “사람을 죽이면 되느냐”며 적당히 받아줬다.
목적지에 다다르자 박 씨는 종이가방에서 망치를 꺼내 김 씨에게 휘둘렀다. 해병대에서 30년 이상을 복무했던 김 씨는 순간적으로 박 씨를 붙잡고 택시를 3m 농수로 아래로 몰았다.
김 씨는 급히 차에서 빠져나왔고, 박 씨를 피해 인적이 드문 곳에서 벗어나 마을로 달아났다. 하지만 개소리로 자신의 위치가 노출될 것이 걱정됐고,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가 갈 것을 우려해 인근 야산으로 몸을 숨겼다.
박 씨는 김 씨를 찾기 위해 마을을 뒤졌고, 2시간 동안 숨죽이고 피해있던 차량 불빛을 발견한 김 씨는 운전자에게 경찰에 신고해달라고 사정을 이야기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농수로에 처박힌 택시 운전기사가 “택시 손님이 갑자기 망치를 휘둘러 차를 버리고 달아났다”는 진술에 음주 운전을 의심했으나, 박 씨가 마을을 돌아다니며 김 씨를 찾는 것이 CCTV에 고스란히 찍혀 용의자 추적에 나섰다.
택시 안에서 박 씨의 이름이 파인 나무도장을 발견하고, 경남 도내에 거주하는 수백 명의 동명이인 중 차량 사망사고 전과기록자를 색출했다. 1999년 특수폭행치사 전과가 있던 박 씨를 용의자로 지목하고, 오전 11시 20분에 용의자의 집을 급습하자 박 씨는 택시기사의 진술대로 ‘붕대가 감겨있는 망치’를 경찰에 휘둘렀다.
오전 4시에 시작된 끔찍한 숨바꼭질은 박 씨의 구속으로 끝났지만, 경찰은 박 씨가 가지고 있던 종이가방에 범행 도구로 의심되는 망치와 가위, 철사 등이 발견돼 여죄에 대해 조사 중이다.
경찰은 살인미수 및 특수강도상해 혐의로 구속된 박 씨가 경찰 조사에서 범행동기, 사건 경위 등에 대해 횡설수설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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