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청원 안나오고 김무성 입다물고 김태호만...

새누리 최고위서 '긴급 8인 회동' 요청에 김무성 굳은 표정으로 '침묵'

김태호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원유철 원내대표가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무언가 논의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지난 18일 파행으로 치달은 이후 처음 열린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갈등의 여파가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친박계 좌장' 서청원 최고위원이 개인 사정으로 22일 최고위에 불참한 가운데, 김태호 최고위원은 '긴급 8인 회동'을 요청했다. 반면 굳은 표정으로 한 잔의 물을 들고 회의장에 입장한 김무성 대표는 회의가 끝날 때까지 침묵으로 일관했다.

대표의 모두발언 없이 시작된 최고위는 원내대표에 이어 곧바로 김태호 최고위원의 발언으로 이어졌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에서 "후보 자격심사 등 모든 공천관리 일정을 잠시 접고 당 대표, 선출직 최고위원, 공관위원장, 부위원장, 자격심사위원장 등 긴급 8인 회동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그는 "새누리당은 특정계파, 특정인물의 당이 아니다"라며 "새누리당의 주인은 국민과 당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데 당헌당규를 가지고 당 대표의 말이 다르고, 공관위원장 말이 다르다"며 "심지어 둘 중 하나는 물러나야 된다는 험한말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한구 공관위원장이 광역시도별로 1~3곳을 우선추천지역으로 하겠다고 말씀하셨다. 당 대표는 공천과 관련해 어떠한 권한도 없다고 이야기한다"며 "여기에 대해서 당 대표는 용납하지 않겠다, 공관위를 해체 할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온다. 심지어 당대표를 공천하지 않을 수 도 있다는 이야기도 했다. 후폭풍이 무섭다. 땅을 치고 통곡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며 강하게 위기 의식을 전했다.

그는 "오만함은 절박함을 이길 수 없다. 폐쇄는 개방을 이길 수 없다"며 "다시 한번 국민을 두려워하고 국민을 바라보면서 상생의 정치, 화합의 정치로 나가야 할 것"이라고 분열하고 있는 당의 봉합을 강조했다.

이에 비박계로 분류되는 황진하 사무총장은 "상향식 공천은 누구 한 사람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여러 의원들의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최고위, 의총 승인을을 받은 사항”이라며 “그런데 상향식 공천의 기본 정신을 흐트러뜨리고 '과거식 물갈이'나 '밀어붙이기식 100% 국민여론조사' 등을 언급하면 당에 분란이 크다”고 반박했다.

반면 원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새누리당은 당원 총의를 모은 공천룰에 따라 평등하고 투명하게 민주적으로 좋은 후보를 고를 것”이라는 원론적인 말만 반복했다.

한편 이날 당 대표회의실에 자리한 백보드에는 문구가 사라져 있었다. 각종 회의 때마다 '민생 먼저' '경제를 살리는 혁신 새누리당' 등 핵심 메시지를 전달하는 도구로 활용되던 백보드에는 당의 상징색인 빨간색 천만 걸려 있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정치개혁을 하기 위해서 국민공천제를 확정한 바가 있는데 현재 공관위가 하는 것이 그렇지 않은 방향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아마 개혁이라는 말을 쓰기가 부끄러웠던 모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