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감금하고 잠도 안 재운 끝에 혼인 신고
법원 취소 명령 "강박으로 인하여 혼인의 의사표시" 사유 인정
일주일간 감금·폭행당한 상태에서 어쩔 수 없이 동의한 혼인은 취소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부산가정법원 가사1단독(부장판사 김홍기)은 A 씨(24)가 B 씨(39)를 상대로 낸 혼인취소 등 소송에서 “두 사람의 혼인을 취소한다”고 29일 판결했다.
원고 A 씨는 2013년 1월 20일 오후 8시경 부산 해운대구에 있는 한 원룸에서 B 씨에게 “나와 혼인신고를 하자”는 제안을 받았다. B 씨는 A 씨가 거절하자 1.5L 페트병을 집어 던지고 욕설을 하며 폭행하기 시작했다.
이어 B 씨는 일주일 동안 밖에 나가지도 못하게 하고 잠도 못 자게 하면서 A 씨를 폭행해 28일 견디다 못하고 해운대 구청에 가서 혼인신고를 하게 만들었다.
재판부는 “피고는 원고에게서 혼인신고를 승낙받기 위해 원고를 심하게 폭행했고 원고는 그런 폭행을 견디지 못해 혼인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판단되며, 이는 민법이 정한 혼인취소 사유인 ‘강박으로 인하여 혼인의 의사표시를 한 때’에 해당한다”고 혼인 취소를 명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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