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파티켓' 페예그리니가 던지는 선물?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입력 2016.03.04 15:13  수정 2016.03.05 08:14

'경질 예약' 후 맨시티 경기력 급격 하락..리그 4위도 장담 못해

운명의 장난처럼 감독 교체가 확정된 시점부터 맨시티의 경기력은 점점 떨어지고 있다. ⓒ 게티이미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시티가 뜻밖의 위기에 빠졌다.

맨시티는 3일(한국시각) 영국 안 필드서 펼쳐진 ‘2015-16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28라운드 리버풀 원정경기에서 0-3으로 크게 졌다. 캐피털원컵에서 승부차기 끝에 리버풀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던 맨시티로서는 리그에서 제대로 설욕을 당한 셈이다.

이날 완패가 맨시티에 안긴 타격은 컸다. 맨시티는 최근 레스터 시티-토트넘-리버풀까지 리그 3경기를 모두 내줬다. 맨시티가 리그에서 3연패에 빠진 것은 2008-09시즌 이후 무려 8년만이다. 리그에서 우승 경쟁을 펼치고 있던 팀들과의 ‘승점 6점급’ 맞대결에서 줄줄이 패한 것도 뼈아프다.

맨시티는 현재 승점 47점으로 4위에 머무르고 있다. 선두 레스터시티와 승점 10점차로 벌어져 우승 가능성은 희박하다. 더구나 한 경기 더 치른 라이벌 맨유가 같은 승점으로 리그 5위에 있어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권마저 장담하기 어려워졌다.

공교롭게도 맨시티로서는 올 시즌을 끝으로 마누엘 페예그리니 감독과 결별하고 바이에른 뮌헨 펩 과르디올라 감독을 영입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운명의 장난처럼 감독 교체가 확정된 시점부터 맨시티의 경기력은 점점 떨어지고 있다. 오히려 맨유가 유스 선수들의 활약을 바탕으로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며 맨시티를 압박하고 있다.

페예그리니 감독은 교체가 기정사실화된 시점부터 우승 가능성이 높은 대회에 집중하고 있다. 비록 캐피털원컵에서는 우승을 차지했지만 FA컵에서는 유스 선수들 위주로 팀을 구성했다가 첼시에 완패하며 조기 탈락했다.

챔피언스리그에서는 16강 1차전에서 디나모 키예프를 3-1로 제압하며 유리한 고지를 점했지만 아직 우승을 기대하기에는 갈 길이 너무 멀다. 최악의 경우, 맨시티가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실패하고 리그에서 챔스 티켓마저 놓치게 되는 악몽 같은 시나리오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런 상황은 맨시티 수뇌부가 자초한 꼴이나 다름없다. 페예그리니 감독은 올 시즌을 마치고 맨시티를 떠날 사람이다. 이미 맨시티에서 여러 번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체면치레를 했고 올 시즌 리그 성적이 좋든 나쁘든 더 이상 페예그리니 감독이 책임져야할 필요도 없다.

맨시티가 과르디올라 감독을 영입한 이유는 리그에 비해 챔피언스리그에서의 성적에 대한 아쉬움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그런데 지금 분위기로는 과르디올라 감독과 함께할 첫 시즌부터 챔스 무대조차 구경하지 못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어쩌면 페예그리니 감독이 맨시티에 남길 작별의 선물(?)은 우승 트로피가 아니라 ‘유로파리그 진출권’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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