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오창공장,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생산기지 우뚝
연간 5000만셀 규모, 하루 쏘나타 HEV 1만대 이상 분량 생산
안전성·성능·원가 등 삼박자…전 세계 50만대 탑재로 품질 입증
4일 오전 서울에서 고속도로를 따라 2시간여를 달리자 드넓은 부지에 지어진 공장의 모습이 나타났다. 충북 청주시 오창 과학산업단지에 위치한 LG화학 오창1공장이었다.
버스에서 내리자 축구장 17배 이상 크기인 12만3000㎡(약 3만7000평), 지상 3층 규모 2개동에 구축된 전기차 배터리 생산 공장이 눈에 들어왔다.
공장을 둘러보기 전 대강당에서 공장에 대한 간단한 설명이 이어졌다. 현재 이 공장에서는 연간 5000만셀, 하루 쏘나타 하이브리드카(HEV) 1만대 분량의 배터리 셀이 생산되고 있는데 이는 지난 2009년 가동 당시 생산 규모인 850만셀보다 약 6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단일 공장 기준 세계 최대 규모의 생산 능력을 확보하게 된 것으로 고용 인원도 국내 기준 210여명에서 1420여명으로 7배 가량 증가했으며 국내외 협력사도 26개에서 80여개사로 3배 이상 늘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회사 측은 "현재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배터리는 국내 및 북미, 유럽 등 전 세계 모든 지역으로 공급되고 있다"며 "올해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분야 매출은 약 1조2000억원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사업 초기 약 600억원 보다 20배 이상 늘어난 규모"라고 밝혔다.
공장 안으로 들어서자 전기차 배터리 조립 생산라인이 쉴새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전기차 배터리 제조공정은 전극, 조립, 활성화 등 크게 세 개로 나뉜다.
전극공정은 배터리의 양극, 음극을 만들고, 조립공정은 전극과 분리막을 쌓아서 말아 알루미늄 시트로 포장하는, 활성화 공정은 배터리를 충∙방전하고 숙성시켜 배터리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공정이다.
우리를 안내한 공장 직원은 배터리 제조 과정에서 들어갈 수 있는 이물질과 먼지 등의 유입을 막기 위해 공장 출입시 꼭 에어샤워 과정을 거친다고 강조했다. 특히 배터리의 재료가 되는 리튬이온의 경우, 습도에 민감하게 반응해 습도를 -34도 이하로 맞추는 등 초건조 상태를 유지하는데 많은 신경을 쓴다고 설명했다.
이 날은 조립 공정을 둘러보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조립 라인에서는 전극 공정에서 생성된 배터리 물질에 전극과 분리막을 더해 알루미튬 시트에 주입하고 이를 완전 밀봉하는 방식으로 포장이 이뤄지는 과정이 쉴새없이 반복되고 있었다.
이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파우치(pouch) 타입’ 배터리는 차량 디자인에 맞춰 적용이 용이하며 수명이 상대적으로 길다는 장점이 있고 압력이 낮아 배터리에 문제가 발생해도 폭발까지 잘 이어지지 않는 등 안정성도 높다는 직원의 설명이 이어졌다.
LG화학은 이러한 강점을 바탕으로 우수한 제품 신뢰성과 성능을 인정받으며 전 세계 고객사들로부터 지속적으로 주문량이 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현대∙기아차, GM(제너럴모터스), 르노, 다임러, 아우디, 볼보 등 전 세계 20여개 고객사로부터 수백 만대가 넘는 수주 물량을 이미 확보한 상태다.
또 전 세계 최대 생산기지인 오창공장 준공 이후 해외 현지 공장 건설에도 본격적으로 나서 2012년 미국 홀랜드, 2015년 중국 난징 등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준공하며 한-미-중으로 이어지는 글로벌 3각 생산체제를 구축, 생산능력에서도 확고한 지위를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LG화학은 고성능 순수 전기차(320km 주행 가능한 전기차) 기준 연간 18만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PHEV) 기준 65만대 이상에 공급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하며 전 세계 전기차 시장 선점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중재 LG화학 자동차전지 생산센터장(상무)은 “화학 기반의 회사로 자체적으로 소재를 생산해 내재화할 수 있는 등 원가 측면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어 결국 안전성, 성능, 원가 경쟁력 등 전기차 배터리가 갖춰야 할 3박자를 모두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 세계에서 LG화학의 배터리를 탑재한 친환경차량이 50만대를 넘어섰지만 단 한번도 필드 이슈(Field Issue)가 발생하지 않는 등 품질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임을 입증했다”라고 강조했다.
LG화학은 앞으로도 전기차배터리 기술 개발에도 더욱 속도를 내 전기차 상용화에 기여해 나가겠다는 목표다.
LG화학은 지난 2000년대 초반 일본기업들이 전기차용으로 니켈수소전지에 집중할 때 리튬이온 배터리의 성공 가능성을 일찌감치 예상하고 국내 및 미국에 연구법인을 설립하는 등 선제적이고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이 분야의 기술력을 꾸준히 확보해 왔다.
그 결과 ‘스택 앤 폴딩(Stack & Folding)’ 제조 기술 및 ‘안전성 강화 분리막(SRS®-Safety Reinforced Separator)’ 등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세계 유일의 독자적인 기술력을 확보한 이력이 있다.
스택 앤 폴딩은 전극을 쌓고 접는 방식으로 내부 공간활용을 극대화해 최고의 에너지 밀도를 구현하는 방식이며 안전성 강화 분리막은 분리막의 표면을 세라믹 소재로 얇게 코팅해 안전성과 성능을 대폭 향상시킨 기술이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은 "1회 충전에 500~600km 주행 가능한 전기차 배터리를 개발, 오는 2020년경 제품에 탑재해 상용화하는 것이 목표"라며 "이르 위해 압축을 통해 동일 면적에 들어갈 수 있는 용량을 늘리고 에너지밀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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