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지난 3일 대북제재안 '2270호'가 채택됐다.(자료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2개월 가까이 지나 2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채택된 ‘결의안 제2270호’는 그간 논의돼 오던 대로 상당히 강력하고 실질적인 대북 제재 방안을 담고 있다.
북한 수출입 화물에 대한 전면 검색 등을 포함하고 있어 무력 침략의 경우를 제외하곤 지난 20여 년 간 유엔에서 채택된 결의안 중 가장 강력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실제로 제재 대상과 범위를 대폭 확대·구체화했고, 과거 6차례 제재 결의안이 상당 부분 ‘권고’에 그쳤던 것을 ‘의무’로 규정함으로써 강제성도 높였다. 문제는 빈틈없이 실천되게 함으로써 김정은 정권이 실제로 핵을 포기하든지, 체제 붕괴를 감수하든지 택일토록 강제하는 일이다.
북한 핵무기가 1차적으로 대한민국의 생존을 위협한다는 점에서, 결의안이 최대한의 효과를 거두도록 하는데 박근혜 정부가 명운(命運)을 걸어야 할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중국과 러시아가 제대로 이행하도록 하는 일이다. 특히, 이번 제재의 90% 이상이 중국 몫이라고 할 정도로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 북한의 확고한 비핵화 의지가 담보되기 전에는 중국의 이행 의지가 흐지부지되지 않도록 정부가 각별히 노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이유가 거기에 있다.
그런데 벌써 중국과 러시아 측에서 6자회담과 평화협정 등의 요구가 나오기 시작해 걱정된다. 그런 점에서 유엔 제재 이행은 사드(THAAD) 배치 문제와 함께 한·중, 한·러 관계의 또 다른 시험대가 될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주요국의 더 강력한 추가 제재도 병행되도록 협력해야 할 것이다.
미국은 2일 결의안 채택에 맞춰 북조선 국방위원회 등 5개 기관과 황병서 북한군 총정치국장 등 개인 11명을 특별 제재 대상에 추가했다. 유럽연합(EU)도 곧 별도 제재안을 마련할 방침이며, 일본은 이미 북조선에 기항했던 제3국 선박의 일본 기항 금지 등에 착수했다. ‘한·미·일·EU 연대’ 구축을 통해 제재망을 더 촘촘하게 할 필요가 있다.
유엔 안보리가 북한에 대한 제재 결의안을 통과시키자마자 미국 정부는 2일(현지 시각) 북조선 최고 권력기관인 국방위원회 등을 대상으로 하는 독자 제재에 착수했다. 미 재무부와 국무부는 북한의 5개 기관과 김정은 정권 실세 11명을 특별제재 대상에 포함했다고 발표했다.
5개 기관은 1972년 설립한 국가 최고기관인 국방위원회, 핵심 통치기구인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핵과 미사일 개발을 담당하는 원자력공업성, 국방과학연구소, 우주개발국 등이다.
원자력공업성은 북조선의 핵 프로그램을 감독하는 기구로 영변 핵 단지를 지휘하는 기관들이다. 개인 11명 중에는 정권의 2인자인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과 박영식 인민무력부장, 오극렬·리용무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핵·미사일 개발에 연루된 최춘식 제2자연과학원장, 현광일 국가우주개발국 과학개발부장, 리만건 군수공업부장, 유철우 국가우주개발국장이 포함됐다.
대량살상무기(WMD) 확산 행위와 관련해 박춘일 이집트 주재 북조선 대사와 남흥(남천강) 무역회사 사장인 강문길,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창광무역) 소속 김송철과 손종혁도 제재 리스트에 올랐다. 이제 김정은 정권은 국제사회로부터 조여오는 정당한 제재와 압박의 올가미에서 벗어나기 어렵게 됐다. 핵개발을 포기하든 스스로 자멸하든 양자택일만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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