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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향자 광주, 표창원 수도권' 김종인의 노림수는


입력 2016.03.07 23:26 수정 2016.03.07 23:34        이슬기 기자

광주 전략공천에 이어 영입인사 수도권 전진배치

국민의당 인사 "행동은 전면전, 말만 통합"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 등 비대위원들이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상대 당 대표 지역구에 전략공천까지 꽂아놓고 무슨 통합을 하자는 건지 모르겠다. 전면전 하자는 거 아닌가."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문재인표' 영입인사 6명에 대한 전략공천을 전격 발표한 7일, 국민의당 한 핵심 관계자는 "통합인지 뭔지 말하면서 수도권 지역 국민의당 의원들에게 의도적으로 자객공천을 다 붙여놨더라. 전략공천을 그럼 없던 걸로 해주겠다는 건가 뭔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특히 지난달 29일 김 대표가 양향자 전 삼성전자 상무를 천정배 국민의당 공동대표의 지역구인 광주 서을에 전략공천 한 데 대해선 "아주 기분 나쁜 조치"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행동은 전면전을 하겠다면서 말은 왜 자꾸 통합하자고 하나. 현실적으로 안되는 것을 갖다가 말만 그렇게 한다"고도 했다.

김 대표는 이날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경기 용인정에 표창원 전 경찰대교수 △서울 도봉을에 오기형 변호사 △경기 분당갑에 김병과 웹젠 이사회 의장 △경기 군포갑에 김정우 세종대 교수 △인천 연수을에 윤종기 전 인천경찰청장 △전북 정읍에 하정열 한국안보통일연구원장을 전략공천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양 전 상무를 '전략공천 1호로' 광주에 배치하는가 하면, 강기정 의원의 지역구(광주 북구갑)를 전략공천 지역으로 발표해 사실상 컷오프 조치키도 했다.

앞서 지난 3일 김 대표는 '야권 통합'을 전격 제안하고 나서면서 사실상 국민의당 내홍에 기름을 들이부었다. 당장 안철수 공동대표는 "호객행위 말라"며 김 대표를 강하게 비난했고, 공식 기자회견까지 열어 "죽어도 좋다"면서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하지만 김한길 선대위원장과 천정배 공동대표는 '새누리당 과반의석 저지'를 명분으로 사실상 안 대표에 반기를 들었다. 아울러 수도권 지역 후보단일화 등 다른 형태의 통합 필요성을 공식적으로 주장했다.

당 안팎에선 김 대표가 고도의 정치 전략으로 '무조건 남는 장사'를 하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야권의 심장부인 광주와 수도권에서 전략공천을 단행, 전면전도 불사하겠단 의지를 표명하는 동시에 공식적으론 야권 통합을 제안하면서 국민의당에 공을 넘겼단 것이다. 만약 김 대표가 이번 총선에서 패배할 경우, 통합 제의를 거부한 국민의당이 상당 부분 책임론을 짊어질 수 밖에 없다.

통합 성사 여부와 관계 없이 김 대표의 전략에 말려들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김 대표가 실제 야권 통합만을 목적으로 제안을 던진 것이 아니라 이슈를 선점하기 위한 조치였다는 해석이다. 이에 대해 국민의당 핵심 인사는 "맞다. 우리가 말린 것"이라며 "거기에 안철수 리더십이 약했다는 것을 드러내는 목적도 달성했고"라고 말했다.

실제 김 대표도 앞서 안 대표가 통합 제안을 단칼에 거절하자 "처음부터 쉽게 되리라고는 생각 안했다. 바로 오케이(OK)하고 올 리는 만무한 것"이라며 “국민의당이 독자적으로 간다면 가는거지, 뭐 방법이 있겠느냐. 억지로, 물리적으로는 절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쪽이 내부에서 여러가지 이견이 있어서 수락하지 못한 것 같다" 국민의당 '약점'을 정면으로 언급했다.

김 대표의 통합 제안 한마디에 국민의당은 그야말로 '난장판'이 된 모양새다. 한상진 전 창준위원장은 "김종인 대표의 통합 제안은 그야말로 국민의당을 궤멸 대상으로 여긴 것이고, 안철수 대표를 고립시키려는 것"이라고 한껏 날을 세웠다. 통합을 꺼리는 호남 지역 의원들 역시 안 대표의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반면 김 대표는 이날 공식적으로 안 대표에 반기를 들었다. 통합에 실패해 여당이 개헌선을 넘으면 "국민 모두 끔찍한 상황에 처한다"고도 했다.

한편 '전면전'을 선포한 김 대표가 오기형 변호사를 서울 도봉구을에 전략공천하면서, 앞서 오 변호사의 공천이 유력해 보였던 광주 북구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선 외부영입인사인 김민영 전 참여연대 사무처장을 비롯해 DJ의 삼남인 김홍걸 당 국민통합위원장, 김상곤 당 인재영입위원장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여전히 미정인 상태다.

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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