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이어 K향기로 확대...LG생활건강 센베리퍼퓸하우스

안양(경기)=데일리안 김영진 기자

입력 2016.03.20 11:44  수정 2016.03.20 11:57

2006년 향 전문 연구소 설립해 향 연구 집중...향기로 가치 높여 비즈니스 육성

경기도 안양에 위치한 LG생활건강 센베리퍼퓸하우스에서 연구원들이 향을 연구중이다. ⓒLG생활건강
"과거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전체적으로 라이트하고 달콤한 향을 선호했는데 최근에는 샤넬의 코코마드모아젤처럼 꽃향기가 강한 관능적인 향도 좋아하고 오리엔탈 향도 좋아하는 등 선호도가 양극화되고 있는 거 같습니다."

지난 11일 경기도 안양에 위치한 LG생활건강 센베리퍼퓸하우스(Scent Berry Perfume House)에서 만난 박현석 부문장(향료연구부문)의 말이다.

센베리퍼퓸하우스는 지난 2005년 차석용 대표이사 취임 이후 향기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고 대전과 서울 등에 제품군별로 흩어져 있던 향료팀을 한 곳으로 불러들여 2006년 설립한 향 전문 연구소이다.

제품에 향기를 더해 가치를 더하고 여기서 더 나아가 새로운 비즈니스로 육성하자는 취지이다.

"우리나라에서 향이 본격적으로 연구된 것은 불과 40여년에 불과합니다. 일본의 120여년과 비교해도 턱없이 부족하고 본고장인 유럽과는 비교할 수 없죠."

하지만 우리나라도 삶의 질 향상과 더불어 향기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탈취·향균·방향제 등 국내 향기제품 시장의 연 매출은 2조5000억원 규모로 매년 10% 가까이 성장하고 있다.

이에 LG생활건강은 지난해 프리미엄 향기 전문 브랜드 '벨먼'을 런칭하기도 했다. 벨먼은 스킨케어가 아닌 캔들, 디퓨저, 룸스프레이 등을 주력으로 판매한다. 국민 소득 3만 달러 시대에 향기 산업 및 수요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센베리퍼퓸하우스는 캔들이나 향수, 스킨케어 제품에 쓰이는 향기만 연구 및 제조하는 게 아니다. 생활용품 비중이 높은 LG생활건강 특성상 치약이나 샴푸, 섬유유연제 등을 개발할 때 들어갈 향도 주력으로 연구한다.

그 대표작이 지난 2012년 출시된 '엘라스틴 퍼퓸 샴푸'이다. 이 샴푸는 센베리퍼퓸하우스의 '향 유화 기술'이 집약된 제품이라고 한다.

센베리퍼퓸하우스는 이 샴푸 향을 만들기 위해 향의 계열 및 기본 형태를 잡는 데만 80개의 샴푸 견본을 만들었고 잔향을 높이고 고객이 선호하는 향을 만드는 데 50개 샴푸 견본도 추가로 만들었다. 일 년간 이 샴푸만을 위해 준비된 향은 850개 정도였다고 한다.

당시 엘라스틴 퍼퓸 샴푸 개발에 참여했던 김후덕 LG생활건강 센베리퍼퓸하우스 팀장은 "2012년 당시 경쟁사와 치열하게 샴푸로 경쟁을 하던 시기였는데 당시에는 샴푸의 모발에 대한 효과에만 치중돼 있었습니다. 하지만 설문조사결과 향에 대한 고객 불만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고 돌파구를 찾았죠. 흩날리는 머리 결에서 나는 향에 접목할 수 있는 게 퍼퓸이지 않을까. 일반 샴푸보다 오랫동안 잔향이 지속되도록 개발 단계부터 많은 투자를 했습니다."

그 결과 엘라스틴 퍼퓸 샴푸는 출시 이후 5개월 만에 100만개 이상 판매되는 돌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 다음해에 출시된 '온더바디 퍼퓸 바디워시' 역시 피부 밀착시 잔향이 오래 남는 향들을 조합해 대박을 친 경우이다.

그 외에도 센베리연구소 연구원들은 향수 스터디를 위해 구례 화엄사, 설악산, 제주도 등 전국을 누비며 향을 채집하고 분석한다. 향을 좋아하지만 출근 시에는 다른 연구원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향수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현재 센베리퍼퓸하우스의 라이브러리에는 2만개의 향기가 보관돼 있다. 일반 도서관에 책이 구비돼 있다면 이곳에는 '향'이 저장돼 있는 것이다.

LG생활건강의 향기 개발은 새로운 향기 성분을 합성해 제품에 적용하기보다 천연 향기 소재 개발에 집중한다. 천연향기 소재 개발이 외부에서 쉽게 따라할 수 없고 제품 적용이 더 쉬워 생활용품 비중이 높은 회사 특성에 더 적합하기 때문이다.

박 부문장은 "향수나 스킨케어는 내 것이라는 소유개념이 있어 니치 향기가 가능하겠지만 생활용품의 경우 대량 생산되는 거라 대중성을 무시할 수 없다"며 "대중적이면서 차별화가 시장에서의 성공 요소"라고 답했다.

한편 박 부문장은 차석용 부회장 역시 향에 대한 조예가 깊고 감각도 있어 조언을 많이 해준다고 말했다. 차 부회장은 개인적으로 무거운 향보다 깨끗하고 투명한 향을 좋아한다고 귀띔했다.
LG생활건강의 센베리퍼퓸하우스 박현석 부문장. ⓒLG생활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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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기자 (yj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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