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선-윤두현' 청와대 수석들 경선에서 고배
이혜훈·김상훈, 조윤선·윤두현 꺾어…서초 대구 등 텃밭 경선 결과라 눈길
‘친유승민계’ 예비후보들이 20일 발표된 새누리당 경선 결과에서 ‘진박’ 예비후보들에 압승했다. 새누리당의 대표적인 텃밭에서 벌어진 양자 대결이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날 발표된 경선 결과에 따르면 서울 서초갑에서는 이혜훈 전 새누리당 의원이, 대구 서구에서는 김상훈 의원이 본선에 진출했다. 두 사람 모두 유승민 의원의 최측근으로, 청와대 요직을 지낸 ‘진박’ 후보들과의 치열한 예선전에서 승리했다. 이 전 의원은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 김 의원은 윤두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과 대결했다.
앞서 친박계는 새누리당의 대표적인 텃밭에 출사표를 던진 ‘진박’ 후보들을 노골적으로 지원했다. 최경환 의원이 TK(대구·경북) 지역 후보들은 물론, 전국 곳곳에서 친박계 후보들에게 힘을 불어 넣어 ‘진박감별사’라는 수식어를 만들었다. 여기에는 조 전 수석과 윤 전 수석도 포함됐다.
진박 후보들을 살리기 위한 친유승민계 공천 배제설, 논개 작전 등이 당 내에서 제기됐고 이 때문에 진박 후보들과 맞붙은 친유승민계 후보들이 대거 낙천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경선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과는 달랐다. 여론조사에서 친유승민계 후보들이 선전했다. 또한 친유승민계 후보들이 경선 기회조차 잡지 못하고 컷오프 됐어도 진박 후보들이 경선에서 탈락하는 경우가 발생했다.
이날 발표된 이 전 의원과 김 의원은 경선에서 승리했고, 컷오프된 권은희 의원의 지역구인 대구 북갑 경선에서도 진박으로 분류됐던 하춘수 전 대구은행장이 쓴 잔을 마셨다. 특히 초미의 관심사인 유 의원(대구 동을)의 생사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라 진박 후보인 이재만 전 동구청장과의 대결 결과가 주목된다.
친유승민계 후보들에 의한 진박 후보들의 고배는 ‘진박 마케팅’에 대한 역풍으로 해석된다. 최근 떠들썩하게 한 공천 내홍의 핵심인 유 의원과 그의 측근들, 친이계에 대한 무차별적 공천 학살이 반감을 불러 일으켰다는 것이다.
실제 유 의원을 공천 배제하는 것이 ‘정치 보복’이라는 여론이 60% 이상으로 집계되면서 진박 마케팅에 대한 역풍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분석이다.
여론조사 기관 에스티아이가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17~18일 정례 정기여론조사를 한 결과 유 의원의 공천 배제는 ‘정치 보복’이라는 응답이 62.3%에 달했다. (95% 신뢰수준에서 최대허용 표본오차 ± 3.1%p이고, 응답률은 4.8%다. 휴대전화 임의번호걸기 방식의 ARS 여론조사로 비례할당에 의한 무작위 추출법에 따랐다. 그 밖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한편, 새누리당 공관위는 공천의 핵심인 유 의원에 대한 결과는 밝히지 않았으며, 현재까지 유승민계 공천 탈락자는 권은희(대구 북갑)·김희국(대구 중남구)·류성걸(대구 동갑)·이종훈(경기 성남분당갑)·조해진(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홍지만(대구 달서갑)·이이재(강원 동해삼척) 등 7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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