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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싸움도 새로운 정치? 난장판 국민의당 들여다보니


입력 2016.03.24 06:36 수정 2016.03.24 06:47        전형민 기자

비례 당선권 6인 중 범안철수 3명, 천정배 측 1명

직능대표 2명 제외 범호남계 배려 없어 불만 폭발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와 천정배 공동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마포구 당사에서 열린 20대 총선 공천장 수여식에 참석해 후보들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국민의당 4.13 총선 후보 공천을 위한 당내 경선 패배에 반발한 일부 후보 측 지지자들이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회의장 앞에 누워 항의하자 국회 방호직원들이 끌어내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국민의당 4.13 총선 후보 공천을 위한 당내 경선 패배에 반발한 일부 후보 측 지지자들이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회의장 앞에 누워 항의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당선권 6인 중 직능대표 2명 제외…범안철수 3명, 천정배 측근 1명
당 관계자 "당선권은 물론 명단 전체가 두 대표의 지분싸움지도 됐다"


국민의당이 23일 논란이던 비례대표의 공천을 확정짓고 발표했다. 하지만 그동안 비례대표 공천을 두고 두 대표가 '자기사람심기'로 진통을 겪어왔고, 이날 발표된 비례대표 중 안정권에 안철수 대표 관련 인사가 대거 포진해 결국 '나눠먹기'는 물론 당의 지지기반인 호남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다는 비판이 나왔다.

천근아 국민의당 비례후보자추천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 당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낡은 정치체제를 바꾸고 민생중심, 정치혁신을 이뤄낼 정치변화의 주역을 담당하기에 적합한 인물을 추천했다"며 국민의당 비례대표 후보자 추천 명단을 소개했다. 소개된 비례대표 추천자는 총 18명으로 천 위원장은 "당선권을 6번으로 생각하고 순위를 선정했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명단에 따르면 국민의당은 비례대표 1번과 2번에 각각 여성과학자인 신용현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원장과 물리학자인 오세정 서울대학교 교수를 추천했다. 비례대표가 직능대표의 성격을 띄는 특성을 고려한 배치로 보인다. 3번 박주현 최고위원, 4번 이상돈 공동선대위원장, 5번 박선숙 선대위 총괄본부장, 6번 채이배 국민의당 공정경제TF 위원장을 낙점했다. 논란이 됐던 이태규 선대위 전략홍보본부장은 8번, 임재훈 국민의당 선관위 조직사무부총장은 14번으로 배정됐다.

이를 두고 국민의당 내부에서조차 '너무 호남을 무시한 처사 아니냐'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국민의당 스스로 당선권으로 봤던 6번까지는 물론이고 그 이후에서도 호남을 배려한 인사는 찾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당장 7번에 배치된 김수민 후보의 경우 청년여성 전문가 몫으로 풀이되고 9번인 김삼화 후보는 대한변호사협회 부회장과 여성변호사협회 회장을 역임한 율사출신으로서 영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10번인 김중로 후보는 예비역 준장으로 안보를 중요시 여긴 국민의당의 안보 전문가로서 배치됐고 전 서울시의원이었던 장정숙 후보가 11번, 체육계 몫의 성격을 띈 이동섭 서울시 태권도연합회 회장이 12번을 받았다.

천 위원장이 언급한 당선권을 봐도 사실상 직능 대표로서 배려한 1, 2번은 제외하더라도 천정배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박주현 최고위원을 제외하고는 '범안철수계'라고 불러도 좋다는 지적이다. 안 대표의 핵심측근인 박선숙 사무총장은 물론 안 대표의 영입인사인 이상돈 선대위원장, 장하성 교수와의 인연이 계기가 된 채이배 위원장까지 모두 호남에 대한 배려라기보단 '자기사람심기'에 가깝다.

이에 대해 한 국민의당 소속 호남지역 현역 의원실 관계자는 "지역에서 죽어라 뛰면 뭐하느냐. 중앙에서 저렇게 하는데..."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는 "지역 공천에서 두 대표의 계파싸움이 불거진데 이어 비례에서도 이런 식으로 '자기사람심기'에 열중하면 이 당이 하고자 하는 새정치가 뭔지 모르겠다"고 비난했다. 그는 "우리 당의 모토가 '힘 없는 보통 사람들 눈물을 닦아주는 당'인데 지역구야 그렇다치고, 비례에서조차 그런 분위기를 전혀 느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국민의당에 비례대표를 신청했다가 탈락한 한 인사도 본지와의 통화에서 "만약 호남에 현역들이 많이 당선될 걸 예상해서 특별히 배려하지 않았다손 치더라도 도리어 영남 지역에 대한 배려라도 있었어야하는 것 아닌가"라며 "자기 지분 챙기느라 혈안이 돼서 당직자가 몇 명되지도 않고 당선 폭도 좁은 당이 당직자를 기존 정당보다 많은 8명이나 집어넣는 것은 좀 아닌 것 같다. 당에 대한 기대가 사라졌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18명이나 되는 후보군 중 꼭 당선이 안돼는 후순위더라도 지역을 안배한 명단이 나왔어야했다"면서 "당선권은 물론 명단 전체가 두 대표의 지분싸움지도가 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남도당위원장인 황주홍 의원은 '텃밭인 호남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할 말이 없다"며 답을 피했다.

전형민 기자 (verdan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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