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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 줄서도 입장 못한 서울시민과 정구호 총감독


입력 2016.03.25 15:43 수정 2016.03.25 16:32        김영진 기자

서울시민 줄서는데도 정구호 총감독 항상 VIP석 앉아...서울시 예산받는 서울패션위크 시민 소외

정구호 서울패션위크 총감독. ⓒ서울디자인재단
지난 23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는 꽃샘추위에도 헤라서울패션위크를 보기 위해 많은 서울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특히 이날 저녁 8시 '메트로시티' 패션쇼에는 샤넬의 최연소 모델로 유명한 바바라 팔빈이 직접 무대에 선다는 소식으로 다수의 셀러브리티(유명인) 및 취재진들이 몰리면서 준비된 1000석은 일찍이 마감됐다.

하지만 메트로시티를 운영하고 있는 엠티콜렉션은 초청장을 얼마나 뿌렸는지 패션쇼장 밖에는 1000여명의 서울시민들이 추위에 한시간 이상 줄을 서는 일이 발생했다. 하지만 이들은 결국 초청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추위에 떨다가 입장도 못하고 집으로 되돌아갔다.

이에 화가 난 시민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초청장 인증 샷을 올리며 "한 시간 반 이상을 기다렸는데 못 들어가는 게 말이 되냐. 애초에 표를 막 뿌리지 말던가 사과라도 제대로 하던가', "메트로시티쇼는 보지도 못하고 정말 최악', '휴 얼어 죽을 뻔...왜 밖에 세워서' 등의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시민 역시 "서울패션위크에 왔는데 추운데 벌벌 떨면서 한 시간 반을 기다렸는데 입장이 마감돼서 못 들어가는 게 말이 되냐"며 "1000명 정도 줄 서 있었던 거 같은데 이럴 거면 표를 몇 천 장 뿌리지를 말던가"라며 회사 측을 비판했다.

이에 엠티콜렉션 관계자는 "초청장에는 인원이 많을 때는 입장을 못할 수도 있다는 점을 언급해 놨다"며 "1000명까지는 아니고 약 350여명 되돌아간 것으로 알고 있고 이들에게 작은 선물이라도 보내주려고 명단을 확보해 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패션위크 취재를 갈 때면 항상 맨 앞줄 정 중앙, VIP석에 앉아 있는 사람이 있다. 바로 정구호 서울패션위크 총감독이다. 그는 지난해 처음 서울패션위크 총감독을 맡은 이후 해외 유명 바이어들을 유치하고 트레이드쇼도 처음 분리 운영하며 디자이너와 바이어들 간의 실질적인 수주가 이뤄질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서울패션위크의 주인이어야 할 서울시민들은 얼마나 고려했고 챙겼는지 묻고 싶다. 서울패션위크는 매 시즌 서울시로부터 수십억원의 지원을 받고 있다. 그 돈은 모두 서울 시민들이 낸 세금이다.

그럼에도 서울 시민들은 서울패션위크의 주인이 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심지어 추운 날씨에 초청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입장을 못한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정 총감독은 마치 서울패션위크의 VIP인 것처럼 제일 좋은 자리에 항상 앉아 있다. 심지어 실무진으로 현장을 뛰어야할 패션팀장도 정 총감독 옆에서 쇼를 보고 있는 모습도 자주 목격됐다. 이들이 과연 패션쇼장 밖에서 줄서 있는 서울 시민들을 배려하고는 있을까. 패션팀장은 이날 메트로시티 패션쇼에 입장 못한 시민들이 되돌아간 것도 모르고 있었다.

서울패션위크가 서울시민을 고려하지 않고 디자이너와 바이어들을 위한 행사로 가려면 서울시의 지원은 있어서는 안된다. 뉴욕, 파리, 런던, 밀라노 등에서 열리는 패션위크 역시 정부나 시의 지원은 없다. 철저히 민간 기업들의 협찬을 받아 운영된다. 서울패션위크가 누구를 위한 행사인지 깊이 있는 고민을 해봐야 할 시점이다.

김영진 기자 (yj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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