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개막전 '외인형통' 시대 끝났다

데일리안 스포츠 = 홍진표 객원기자

입력 2016.04.01 15:40  수정 2016.04.01 15:41

외국인선발 비중 작아져...김광현 등 토종 늘어

검증 안 된 외국인선발 개막전 투입은 1명 뿐

롯데 개막전 선발 린드블럼. ⓒ 롯데 자이언츠

‘2016 KBO리그’가 1일 일제히 개막하는 가운데 10개 구단들은 선발 투수를 예고했다.

지난 2015시즌과 2016시즌 개막전 선발투수들을 비교하면, 외국인투수와 관련해 세 가지 눈에 띄는 부분이 있다. 먼저 외국인 선발투수의 비중이 작아졌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2년 연속 개막전 선발투수로 나서는 투수들이 있고, 세 번째는 검증되지 않은 외국인 투수의 개막전 선발이 1명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지난 시즌을 살펴보면 개막전 선발로 나선 10명 중 무려 9명이 외국인 투수였다. 찰리(NC), 마야(두산), 탈보트(한화), 밴헤켄(넥센), 밴와트(SK), 피가로(삼성), 어윈(kt), 레일리(롯데), 소사(LG) 등이다. 반면 국내 투수 중 개막전 선발로 등판한 선수는 양현종(KIA)이 유일했다.

그러나 이번 시즌에는 그 비중에 큰 변화가 생겼다. 2016시즌 개막전 선발로 나서게 된 외국인 투수는 해커(NC), 마리몬(kt), 린드블럼(롯데), 피어밴드(넥센), 니퍼트(두산), 소사(LG) 등 6명뿐이다. 반면 국내 투수는 양현종(KIA)을 비롯해 김광현(SK), 차우찬(삼성), 송은범(한화) 등 4명으로 늘었다.

물론 여전히 국내 선수보다는 외국인 선수의 숫자가 많다. 그리고 한화는 에이스 로저스의 부상이라는 변수도 있었다. 그렇지만 국내 투수들의 개막전 선발 진입 증가는 외국인 투수들에 밀려 설 자리를 잃고 있던 토종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을 수 있다.

2년 연속 개막전 선발로 나서는 투수가 두 명이나 있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2015시즌에 이어 2016시즌에도 개막전 선발 중책을 맡게 된 투수는 소사와 양현종이다. 공교롭게도 두 투수는 지난 시즌 개막전에서 맞대결을 펼쳤다. 당시 소사는 6이닝 6피안타 2실점 호투했다. 그러나 양현종이 6이닝 5피안타 무실점 호투를 펼치면서 소사는 패전의 멍에를 쓰고 말았다.

아쉽게 개막전 패배를 당한 소사는 2016시즌 잠실구장에서 송은범(한화)과 선발 맞대결을 펼친다. 2년 연속 개막전 선발은 물론이고 연속해서 토종 선발투수와 맞대결을 펼친다. 소사가 시범경기 4경기 15이닝 2실점으로 2승 평균자책점 1.20을 기록한 가운데 소사가 양현종에 당한 아픔을 송은범을 상대로 털어낼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다.

해커-양현종. ⓒ 연합뉴스

반대로 지난 시즌 소사에 패배를 안긴 양현종은 마산구장서 해커(NC)와 선발 대결을 벌인다.

양현종은 지난 시즌 빼어난 피칭으로 평균자책점 1위에 올랐다. 하지만 해커는 다승 1위에 올랐으며 골든글러브까지 수상했다. 결코 만만치 않은 상대다. 지난 시즌 개막전 유일의 토종 선발투수였던 양현종이 2년 연속 개막전 호투로 KIA를 승리로 이끌지 기대된다.

또 국내 무대에서 검증되지 않은 투수들의 개막전 선발 투입 비중이 작아졌다는 사실이다.

2015시즌에는 KBO 경험이 전혀 없던 3명의 투수가 개막전 선발로 나섰다. 그 주인공은 피가로와 어윈, 레일리다. 당시 SK전에 선발 등판한 피가로는 6이닝 무실점 호투로 승리투수가 됐다. 그러나 사직구장에서 선발 맞대결을 펼친 레일리와 어윈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레일리는 3.1이닝 7실점, 어윈은 4.1이닝 8실점(7자책) 난조 속에 조기 강판됐다.

시범경기를 거쳤다 하더라도 낯선 리그에서의 개막전 등판은 결코 쉽지 않다. 피가로는 그 중압감을 극복했지만, 레일리와 어윈은 무너졌다. 공교롭게도 2016시즌 개막전 선발로 예고된 투수들 중 한국 무대 경험이 전혀 없는 투수는 kt의 마리몬이 유일하다.

kt는 지난 시즌에 이어 2년 연속 한국 무대 경험이 없는 외국인 투수를 개막전 선발로 예고했다. 마리몬은 시범경기 3경기 14이닝 무려 11실점 평균자책점 7.07에 그쳤다. 마리몬이 조범현 감독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 kt가 지난 시즌 어윈 악몽에 이어 또 다시 개막전 패배를 맛볼지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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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진표 기자 (ywam3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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