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는 14일(이하 한국시각) 세이프코 필드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홈경기서 연장 10회말 애덤 린드의 대타로 나서 끝내기 투런홈런을 터뜨렸다. 시즌 2호.
전날 선발 기회를 얻어 안타 1개를 기록했던 이대호는 이날 경기가 연장으로 흐르자 대타 출전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그리고 2-2 연장 10회말, 2사 1루 상황에 텍사스 투수가 좌완인 딕맨으로 바뀌자 시애틀의 벤치도 곧바로 움직였다.
이날 선발 출장한 애덤 린드를 빼는 대신 이대호가 타석에 들어섰고, 3구째 97마일짜리 투심 패스트볼이 높게 들어오자 힘차게 배트가 돌았다. 이어 쭉 뻗어나간 타구는 그대로 좌측 펜스를 훌쩍 넘어갔다.
시애틀 구단의 새로운 역사가 쓰이는 순간이었다. 이대호의 데뷔 시즌 대타 끝내기 홈런은 시애틀 역사상 처음 있는 일. 게다가 지난 1950년 클리블랜드 로크 이스터 이후 최고령 신인 끝내기 홈런으로도 기록됐다. 물론 이대호 개인적으로도 대타 끝내기 홈런은 이번이 처음이다.
동료들의 축하를 받으며 홈을 밟은 이대호는 향후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전망이다. 무엇보다 팀의 5연패를 끊어낸 주인공이 됐으며, 포지션 경쟁자인 애덤 린드를 제치고 확실한 눈도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대호가 린드를 제치고 주전 자리를 확보한다면 그야말로 드라마를 쓴 것과 다름없다. 이대호는 34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했고, 마이너리그행 조항이 포함된 스플릿 계약을 맺었다. 스프링캠프 참가도 초청선수 자격이라 앞일을 장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대호는 오로지 실력 하나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시범경기서 인상적인 타격을 선보이자 시애틀 구단은 경쟁자들을 방출 또는 마이너리그로 내려 보냈고, 이대호와의 메이저리그 계약을 발동시켰다.
힘들게 메이저리그 개막 로스터에 입성했지만 그의 역할은 어디까지나 주전이 아닌 대타 또는 플래툰에 의해 간헐적으로 선발 기회를 얻는 수준에 그쳤다.
아직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이대호는 많지 않은 기회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최근 시애틀 타선이 집단 부진에 빠져있기 때문에 이대호의 활약은 더욱 두드러질 수밖에 없다.
시애틀에 입단했을 때만 하더라도 이대호의 주전 입성을 예상한 이는 거의 없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단계를 밟아 나가며 이제는 타격 부진에 시달리는 애덤 린드를 제치고 1루수 주전이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 개막한지 한 달도 안 돼 로열로드(왕도)를 스스로 개척하는 이대호의 도전에 야구팬들의 응원이 쏠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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