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수장 최장집의 새누리당 진단 들어보니…
새누리당 혁신모임 간담회서 “혁신된 보수의 길 걸어야” 강조
‘진보 수장’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는 25일 “새누리당은 과거 지향적인 보수가 아닌 혁신된 보수의 길을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혁신모임 외부인사 초청간담회 최장집 교수에게 듣는다’에서 “새누리당은 과거의 보수로 되돌아가는 길을 밟을 것이냐, 경제 발전 수준에서 선진국 문턱에 이른 한국사회가 보편적 사회 규범에서 한 걸음 나아가느냐의 양자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최 교수는 한국의 민주주의 위기에 대해 “정당이 중심이 되는 국회법이 잘 지켜지지 않았다. 새누리당의 공천과정에서 당헌 당규는 정책 편의를 위해 공공연하게 무시됐고, 정부 국회간, 여야간, 여당 내 규칙은 무시되고 지켜지지 않았다”며 “(민주주의의 위기) 중심에는 새누리당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새누리당이 보수적이지만 좀 더 민주적이어야 한다”며 “한국사회 민주주의의 강화와 발전은 진보와 보수가 제대로 경쟁하고 협력할 때 가능하다. 한국사회에서 민주화의 심화는 보수파들이 변할 때 변화가 동반하고 효과적이다. 한국사회가 실제 변하려면 보수파가 변해야 효과적이고 비용도 적게 든다”고 했다.
또한 “이명박 정부에서 한국의 민주주의는 후퇴했다. 총선 이전까지 민주주의가 후퇴를 거듭한 나머지 권위주의 경계에 가까워지는 것 아니냐는 아슬아슬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며 “새누리당은 현재 보수적이지만 민주주의를 발전시킬 동력으로서 얼마든지 해낼 수 있는 당 내부의 인적자원을 포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새누리당은 보수적이지만 자유주의적이고 다원주의적이어야 한다”며 “사회적 조건 이념 내지 가치, 규범 등이 민주주의라고 하는 제도를 뒷받침 할 때 민주주의는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다. 새누리당이 좋은 정당으로 발전하지 않고서는 한국민주주의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그는 “대통령의 정치적 책임 윤리에 관해 비판하고 싶다”며 “자신의 세력을 확대하기 위해 당의 자율성을 존중하지 않고 과도한 권한을 행사하는 것은 민주주의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 사회의 권력과 정치가 대통령 비서실 밖을 넘어가지 못하는 그런 정치 체계를 민주주의라 말하기 어렵다”면서 “민주주의가 움직이는 기본 권한은 삼권분립이다. 현 정부에서 이 원리는 공공연하게 무시되면서 ‘국민 위에 군림하는 집행부 정치’가 됐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황영철·오신환·하태경·이학재·김영우·심재철·이주영·박인숙·이이재·정병국 의원, 김승희 비례대표 당선인 등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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