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8말9초' 만장일치 갈등 봉합한 이유
토론 시작후 한시간도 안돼 결론…김종인 일찍 자리 비워
20대 총선 직후 ‘전당대회 논란’으로 내홍을 겪은 더불어민주당이 8월말 또는 9월초에 정기전당대회를 실시하되, 정기국회 개원 이전으로 시기를 최종 결정했다. 전대 문제를 두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측과 이른바 친문(친 문재인) 진영 간 세력 다툼이 팽팽했으나, 최근 절충안으로 부상한 ‘8말9초’ 방안으로 갈등을 일시 봉합하는 모습이다.
더민주는 3일 당 소속 20대 국회의원 당선인 및 당무위원 연석회의를 열어 전대 시기를 논의한 끝에 만장일치로 이 같이 결정한 뒤, 당무위에서 이를 최종 의결했다. 당초 내부 이견이 적지 않아 긴 시간 회의가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지만, 이날 회의는 오후 2시에 시작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의 모두발언을 포함해 1시간도 채 되지 않아 마무리 됐다.
박광온 대변인은 “전당대회 시기 문제를 놓고 더 이상의 논란을 벌이는 것은 경제를 살리고 나라를 바로 잡으라는 총선 민의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한 것일 수 있기 때문에 이 논란을 종식하자는 데 이견이 없었다”며 “이의가 있는지 총 세 번 물었지만 이의가 없었고, 박수로서 만장일치로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에 따르면, 이날 연석회의에서 박홍근 의원은 “지금은 전대 시기를 두고 논란을 벌일 때가 아니다”라며 “8월말 9월초에 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것이다. 김종인 대표도 논란을 조기에 종결하자는 원칙을 밝힌 만큼 더 이상 갑론을박하지 말자”고 제안했고, 안민석 의원은 지난주 열린 4선 의원 회동 결과를 언급하며 “전대 시기 논란이 과연 국민들에게 좋게 보이겠느냐는 데 다들 공감했다”며 “8월말 9월초에 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특히 당내 친문 인사로 분류되는 윤호중 의원은 이 자리에서 당헌·당규와 정당법 등을 근거로 “지도부를 구성하는데 최소 2개월, 시·도당 개편 대회와 지역위원회 개편에 최소 3개월이 소요되는 것을 따졌을 때, 5개월 이내에 전당대회를 여는 것이 법리적으로 맞다”며 “지도부 선출 사유가 발생한 총선 당일부터 따지면, 9월 13일 이전에 전대를 여는 것이 맞다”고 해당 안에 재차 힘을 실었다.
아울러 동교동계 인사인 설훈 의원 역시 “당 운영은 원칙대로 하는 게 좋다. 원래 정한 원칙을 스스로 지키지 않은 점이 없는지 자성할 필요가 있다”며 “법적으로 가능한 한 가장 빠른 시간 안에 새 지도부를 구성해서 새로운 모습을 보이는 것이 우리당을 지지해주신 분들과 국민 염원에 부응하는 것”이라고 못 박았다.
다만 해당 논란과 관련해 그간 공식 석상에서 여러 차례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던 김 대표는 “일정이 있다”며 일찍 자리를 비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김 대표는 비공개 토론에 앞서 “나는 당대표에 대한 관심이 추호도 없다. 그런 사람을 두고 추대니 경선이니 이야기를 듣게 하는 것이 매우 불쾌하다”며 “내가 비대위 임기를 연기해달라고 요청한 적도 없고, 연기하는 것을 바라지도 않는다. 본인 의사와는 아무 관계도 없는데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은데, 나는 지금이라도 비대위를 해산하고 떠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대표는 다만 “총선을 마치고 원구성도 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최소한 원구성이라도 제대로 해야하지 않겠나라는 생각을 하는 것”이라며 “여러분이 가급적 빨리 물리적으로 가능한 범위 내에서 전대를 열도록 준비를 해드리겠다. 이 문제에 관해 더 이상 나로 인해 왈가왈부하는 상황은 좀 피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추가 논란에 대한 종결을 당부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