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소년’ 송유근 제출도 안한 논문이 표절 논란

조용승 이화여대 명예교수 논문과 상당부분 겹쳐

사진은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익명의 네티즌이 문제를 제기한 부분 중 일부 캡처.

지난 11월 논문 표절 논란으로 최연소 박사학위를 취득하지 못한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박사과정 송유근 군(18)이 준비 중인 논문이 다시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

이번에 문제가 된 논문은 정식 학술지 출간 물은 아니다. 논문을 학술지에 투고하기 전 저작권 주장을 위해 ‘아카이브’에 올린 것으로, 아직 출간 준비 중인 논문인 셈이다.

송 군이 이번에 준비하는 논문은 우주 초기에 퍼져나간 중력파가 방향과 세기에 따라 달라지는 것을 이론적으로 설명하는 내용이다.

한 네티즌은 3일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 송 군의 논문이 조용승 이화여대 명예교수의 2011년 논문과 많은 부분이 유사하다는 글과 함께 두 논문의 겹치는 부분을 올렸다. 그러면서 그는 논문 일부를 그대로 가져왔으나 조용승 교수가 공저자 목록에서 빠져있으니 표절이라고 주장했다.

아카이브 자체 검사 시스템에서도 ‘다른 저자와 글이 겹친다’는 주의 노트가 남겨질 만큼 글이 매우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송 군의 지도교수이자 논문에 이름을 같이 올린 박석재 한국천문연구원(KASI) 연구위원은 본인의 블로그를 통해 “인터넷에 악의에 찬 글들이 돌아다녀 사실을 밝히겠다”며 “논문도 아니고 정보공유를 위해 아이디어를 올리는 아카이브 올린 글이 표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논문을 낼 때마다 이러면 어떻게 공부를 하겠느냐”며 “이미 혹독한 대가를 치렀는데 같은 실수를 반복할 바보가 아니다”고 반박했다. 덧붙여 “힘든 시간을 보낸 아이에게 따뜻한 위로의 말은 기대도 하지 않으니 제발 좀 내버려두라”고 호소했다.

학계 관련자들도 이번 논란에 의견이 분분하다. 조 교수의 이름이 논문 뒤 ‘감사의 말’에 들어가 있지만, 공저자에 이름이 없는 사람의 논문을 쓰는 것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고, 논문의 상당 부분이 겹치는 것은 문제가 된다고 주장이 있는 한편, 논문 표절 문제는 논문심사자 등 전문가의 객관적인 의견이 필요한 사안인데 아카이브에 올라온 것으로 왈가왈부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