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본부 3년만에 발표...2011년 조사와 다르지 않아 공식발표 안해
보건당국이 자체 연구를 통해 가습기 살균제에 노출될 경우 폐손상 위험도가 무려 116배 상승한다는 결론을 낸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8일 질병관리본부는 가습기 살균제 이용자와 동일 지역사회 거주자를 비교한 자체 역학조사에서 이러한 결과를 도출했지만, 기존 중간발표 내용과 큰 차이가 없어 공식 발표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연구 논문은 이런 분석이 나온 지 약 3년 뒤인 지난 3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이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에 발표됐다.
이 논문에서 질본은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폐손상이 의심되는 환자 16명과 같은 지역에 거주하며 연령과 성별이 동일한 일반인 대조군 60명을 대상으로 PHMG(폴리헥사메틸렌 구아니딘)로 인한 폐손상 위험도를 분석해냈다.
PHMG는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에 쓰인 화학물질이다.
분석 결과 PHMG에 노출된 사람의 폐손상 위험도는 노출되지 않은 사람의 116배로 조사됐다. 노출 시간이 길수록 폐손상 위험도도 증가했다.
이로서 연구팀은 가습기 살균제와 폐손상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노출-반응' 관계가 있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그러나 질본은 이 결론이 가습기 살균제가 폐 손상의 원인으로 추정된다는 2011년 8월의 중간조사 발표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이유로 조사 결과를 별도로 공개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