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랐나? 이청용의 자살골 인터뷰
수위 높은 감독 비판 인터뷰로 팀과 결별 유력
옳은 비판이라도 때에 맞지 않으면 왜곡될 위험 커
올 시즌 내내 주전경쟁에서 밀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이 ‘인터뷰 논란’으로 곤경에 처했다.
이청용은 최근 국내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파듀 감독을 비판한 것이 영국 언론에 알려지면서 큰 파문을 일으켰다. 여기서 이청용은 파듀 감독의 기용 방식에 불만을 드러내면서 여러 가지 해프닝을 공개했다.
문제는 영국 언론이 이청용의 발언 중 가장 자극적인 내용만을 골라 부각시키면서 이청용이 파듀 감독을 맹비난한 모양새가 됐다. 이는 영국 현지에서 이청용에 대한 여론을 오히려 악화시키는 상황을 초래하고 말았다.
“충분히 좋은 선수들을 많이 보유하고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 “경기 중 너무 흥분을 잘하고, 교체카드가 몇 장이 남았는지 잊어 버린다”, “선발 출전을 예고하고 일주일 내내 준비시켰다가 경기 당일 갑자기 선수명단을 바꾸어 통보하기도 했다” 등은 이청용의 인터뷰에서 언급됐던 내용들이다.
이청용이나 국내 팬들 입장에서는 안타깝지만 그의 발언은 영리하지 못했다. 이는 이청용이 폭로한 내용이 사실 여부를 떠나 팀에 미칠 파장과 그에게 돌아올 피드백을 신중하게 고려하지 못한 언행이다. 그동안 이청용이 경기외적으로 지도자나 구단과 트러블을 빚거나 경솔한 언행을 남발하는 선수가 아니었기에 더 안타깝다.
이청용의 발언은 내용으로나 타이밍으로나 적절하지 못했다. 입장을 바꾸어 K리그에서 뛰고 있는 외국인 선수가 소속팀 감독의 리더십을 이런 식으로 비판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이청용은 올시 즌 포지션 경쟁자인 볼라시와 펀천에게 주전 경쟁에서 밀리며 고작 16경기(리그 12경기, FA컵 1경기, 리그컵 3경기) 출전에 그쳤다. 선발 출전은 6차례에 불과했다. 괜찮은 활약을 펼친 경기도 없지는 않았지만, 대체로 그리 인상적인 경기는 없었다.
K리그였다면 어땠을까. 출전한 경기에서도 좋은 활약을 보이지 못한 외국인 선수가 이런 말을 했다면 “실력도 보여주지 못한 외국인 선수가 개인적 불만으로 팀 분위기를 흐린다”며 뭇매 맞기 십상이다.
이청용 발언이 영국 언론에서 좀 더 자극적으로 편집된 부분이 있다고 해도 그가 직접 뱉은 말이라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실제 인터뷰 원문을 봐도 이청용의 발언은 충분히 수위가 센 내용들이었고 파듀 감독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보다는 작심하고 비판에 더 무게가 쏠려있었던 것은 분명하다. 옳은 말이라도 때와 장소에 걸맞지 않으면 왜곡되거나 폄하당하기 쉽다.
벌금 통보와 함께 전력에서 제외된 이청용은 사실상 팰리스를 떠날 것이 유력해졌다. 시즌 막바지에 어쨌든 기회를 살리며 부활의 가능성을 보여준 기성용이나 손흥민과는 대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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