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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조강특위'로 계파 밀어내고 더민주 실권장악?


입력 2016.05.17 05:12 수정 2016.05.17 05:13        조정한 기자

조강특위 위원장에 '친김' 정장선 등 임명...김종인 실권?

"계파 색 지우려 하나 실패할 것" VS "지구당 정비 목적이 더 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가 16일 국회에서 열린 제1차 조직강화특별위원회 회의에서 이야기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16일 전당대회 전 전국의 당 조직을 정비할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의 첫 회의를 열었다.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친김(친김종인)'으로 분류되는 정장선 당 총무본부장을 조강특위 위원장으로 임명한 것을 놓고 사실상 김 대표가 '실권'을 쥐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조강특위는 ▲시·도당에 대한 사고당부 심사 ▲지역위원회에 대한 사고위원회 심사 ▲지역위원장 후보자의 공모·심사·선정 등을 통해 전국 지역위원회를 관리하고 약세 지역에서 지지세 확산을 도모한다. 또 '8말9초(8월 말 9월 초)'로 예정된 전당대회와 오는 2017년 대선 후보 경선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간사는 이언주 조직본부장이, 위원으로는 민경한 윤리심판원 부원장, 김윤덕·김영록 의원, 전재수·김종민·전현희 당선인, 심기준 강원도당 위원장, 정기철 대구 수성을 지역위원장, 김영웅 20대 총선 비례대표 후보, 이수진 전 연세의료원 노조위원장과 박진경 한국여성연합 성평등연구소 소장 등이 임명됐다. 이들은 비교적 김 대표와 가까운 인사로 평가된다.

◇'인연을 잊은' 조강특위 만들자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조강특위 첫 회의에서 김 대표와 정 위원장은 '인연을 잊자'고 강조했다. 이들은 4.13 총선에서 더민주가 참패한 지역에 대해서는 엄밀하게 심사해 민심을 다지고, 내년 대선을 위해서라도 각 지역위원장을 '개인적인 인연'이 아니라 조직을 정비할 수 있는 사람으로 채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대선을 앞두고 실패한 지역구에 대한 엄밀한 심사가 이번 조강특위에서 이뤄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과거에 조강특위에서 인적인 관계가 크게 작용해서 누구 사람이니까 봐줘야 하고 누구 사람이니까 내쳐야 하고 이런 경우가 있었지만 상황을 냉철하게 관찰할 수 있는 위원장과 간사를 선임했다"고 조강특위 구성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선거 실패한 분들의 상당수는 오랫동안 지역을 유지하며 지속적으로 노력했음에도 성공하지 못한 분들"이라며 "정당 조직이라는 것이 오랫동안 변화를 일으키지 못하면 환영을 못 받는 것이 특징이다. 가급적 너무 오래 지역을 관리하신 분들은 솎아낼 수 있는 용기를 가지고 조강특위를 운영해 달라"고도 당부했다.

정 위원장 또한 "대선을 앞두고 어떻게 조직을 일신하 지, 필요한 분을 모셔와 국민의 기대에 어떻게 부응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조강특위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며 "개인적 인연 등을 잊고 오직 우리 당이 앞으로 어떻게 변모해야 할지 이런 부분에서 노력해서 좋은 성과를 얻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16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제1차 조직강화특별위원회 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김종인, 조강특위로 계파 색 지우기?

김 대표에게 조강특위 목적은 결국 더민주의 고질병인 '친노(친 노무현)' '친문(친 문재인)' 계파 색을 지우는 데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종훈 시사평론가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가능하면 친노, 친문을 배제하려고 노력할 것이나 성공적이지는 못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4.13 총선을 앞두고 대규모 탈당 사태와 공천 파동을 통해 오히려 당내 친노, 친문의 조직기반이 더욱 강해졌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번 총선을 거치며 동교동계, 구민주계, 친안철수계 등 모두 탈당했고, 온라인 당원 모집을 통해 친노, 친문의 조직기반이 더욱 강해졌다"며 "조강특위가 중요한 이유가 전당대회 때 차기 당 대표 선출 과정에서 대의원 표와 관련해 중요한 것인데 비노, 비문이 당협위원장(각 정당의 지역구 책임자로 경선을 거쳐 뽑힘)으로 되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노력은 많이 하겠지만 이 같은 배경에 결국 문 전 대표의 대리인이 당 대표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김 대표와 나머지 대권 주자들인 정세균, 손학규계에서도 자기 쪽 인사들을 당협위원장 등에 앉히려는 노력이 치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종인, 조강특위로 문재인과 대립각? '오산(誤算)'

조강특위를 김 대표의 세력화 대상으로 보는 시각에 반대하는 의견 또한 존재한다. 조강특위는 총선이 끝난 후 부실 지구당 등을 정비해 대선 레이스를 점검하자는 의미가 더 크다는 것이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본보에 "개인의 경쟁력 없이 계파에 의지해 몇십 년째 지구당 꿰차고 앉아있는 사람들이 많다"며 "김 대표가 '솎아낸다'는 표현을 썼는데 당이 수권 정당으로 변모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라도 군더더기를 빼야 하는 것 아니냐. 친노, 친문을 공격한 것이라기보다는 맞는 말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 대표가 지적한 '솎아내야 할 지역'에 부산 경남 40개 지역 중 더민주가 깃발을 꽂지 않은 33개 지역(20대 총선 기준)과 보수 강세 지역을 꼽았다. 현재 더민주는 부산 진구갑 북강서갑 사하갑 연제, 경남 김해갑 김해을 양산을 등 총 7개 지역에서만 당선자를 냈다.

그는 또 정 위원장에 대해서도 "지난 1년간의 행보를 볼 때 김 대표와 주류 세력 사이에서 슬기롭게 대처하고 있다"며 "문 전 대표를 위해서 김 대표의 뒤통수를 치거나 김 대표만을 위해서 싸울 사람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김 대표가 조강특위를 통해 더민주를 좌지우지하려는 과욕(過慾)은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전당 대회를 앞두고 고무된 분위기에서 당 체제를 정비하겠다는 바람직한 일이고 해야 하는 일이다. 친문, 친김 등 계파싸움으로 바라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조정한 기자 (impactist9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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