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비 엇갈린 이대호와 린드, 변곡점 맞이하나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6.06.03 15:54  수정 2016.06.03 16:51

이대호 샌디에이고전 대타 출전해 3점 홈런

플래툰 시스템 고집 접고 이대호 주전 안착?

플래툰 시스템을 무색하게 만든 이대호. ⓒ 게티이미지

시애틀 이대호가 대타로 출전해 3안타를 몰아치는 확실한 존재감을 내뿜었다.

이대호는 3일(이하 한국시각) 펫코파크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원정경기에 6회 대타로 나와 홈런 포함해 3타수 3안타 4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시즌 8호 홈런.

이날 시애틀은 주전 1루수 애덤 린드가 선발로 나선 가운데 이대호는 더그아웃에 앉아 경기를 지켜봤다. 1회 4실점에 이어 5회말 대거 7실점한 시애틀은 패색이 짙어졌다. 하지만 6회초 공격부터 기적이 시작됐고, 중심에는 이대호가 있었다.

스캇 서비스 감독은 주전 1루수 애덤 린드가 2타수 무안타로 부진하자 지체 없이 이대호 대타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대호는 시애틀이 4-12로 크게 뒤진 6회 1사 2, 3루 찬스서 바뀐 좌완 투수 브래드 핸드의 5구째 커브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3점 홈런을 터뜨렸다. 시즌 8호 홈런이다.

활약은 계속됐다. 이대호는 9-12로 뒤진 7회 2사 1, 3루에서 다시 한 번 존재감을 발휘했다. 바뀐 투수 브랜든 마우러의 96마일 빠른 공을 결대로 밀어친 이대호는 우전 안타로 3루 주자를 불러들였다. 시애틀이 16-13으로 대역전극을 이룬 가운데, 이대호는 8회 세 번째 타석에서 또다시 안타를 신고, 메이저리그 데뷔 첫 3안타 경기를 달성했다.

이대호의 활약으로 시애틀의 1루 주전 경쟁은 다시 한 번 화두로 떠올랐다. 서비스 감독은 시즌 초 1루 포지션을 플래툰 시스템으로 돌린다는 입장을 밝혔고, 개막 후 두 달간 자신의 공약을 실천했다.

변수는 린드의 장기 부진이었다. 우투수를 상대해야할 린드가 슬럼프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반면, 이대호는 많지 않은 기회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그럼에도 서비스 감독은 요지부동이었다. 물론 린드는 20홈런 이상을 거뜬히 칠 수 있는 거포형 타자다. 그리고 최근 들어 타격감이 나아지기 시작했고, 기대했던 장타력도 회복하며 6개의 홈런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이대호와의 비교에서는 린드도 한 수 접고 들어가야 한다. 두 선수의 OPS는 벌써 2할 이상 차이가 나고 있으며 린드가 좌투수에 극단적인 약점을 보이는 반면, 이대호는 좌 우 투수를 가리지 않고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미국 현지에서도 시애틀의 플래툰 시스템을 재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린드를 계속 기용하는 이유는 영입에 적지 않은 투자를 했기 때문이다. 시애틀은 지난 겨울 카를로스 에레라, 다니엘 미사키, 프레디 페렐타 등 마이너 유망주 3명의 출혈을 감수하면서 린드를 데려오는데 성공했다. 여기에 클럽 옵션까지 발동, 800만 달러의 연봉을 안겨주며 많은 기대를 보냈다.

린드의 기용 여부는 제리 디포토 단장 등 구단 수뇌부와도 연결되기 때문에 당분간 플래툰 시스템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효율 면에서 이대호가 상당한 활약을 펼쳐주고 있기 때문에 두 선수 운명의 변곡점은 보다 빨리 찾아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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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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