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청원 "국회의장 야당에 양보, 난 출마 안 해"
정진석 수용하자 박지원 "통 큰 결정에 경의 표한다"
서청원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8일 "야당이 국회의장 달라고 하면 줘버려라. 나는 국회의장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공식화했다.
8선의 서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가미래전략포럼' 출범식에서 "20대 국회에 많은 국민이 주목하면서 원 구성을 조속히 마치라 하신다. 빠른 시일 내에 원 구성을 하는 것이 질타 받은 19대 국회의 모습을 벗어나는, 국민에게 바람직한 일"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서 최고위원은 이전 사례를 들며 "1당이라고 해서 국회의장 자리를 가져가는 관행이 없다"며 "우리 새누리당이 미래를 크게 보고 2당인 만큼 당론으로 결정을 해서 (의장을) 야당에 과감하게 주자. 여당이 통크게 양보해서 원구성을 원만하고 조속히 마무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야당이 국회의장 자유투표를 주장하는데 투표를 하려면 하는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나는 출마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했다.
그는 같은 자리에 있던 정진석 원내대표를 향해 "'우리가 패배했으니 야당이 (의장을) 가져가는 대신 이후 모든 책임을 지라'는 의총 결과를 내거나, 국회법에 따라 의장 투표 본회의를 준비하든가 해야한다"며 "나는 출마하지 않고, 만약 5선 후배들이 국회의장 경선에 출마하겠다고 하면 내가 있는 힘을 다해 도와주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정 원내대표는 이어진 축사를 통해 "서 전 최고위원의 용단에 마음 깊이 감사의 인사를 올린다"고 말했다. 이후 기자들과의 질의 응답을 통해 국회의장을 야당에 양보할 의사를 명확히 했다.
소식을 접한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자신의 SNS에 "서 전 최고위원께서 원만한 원 구성을 위해 의장 후보에 나서지 않겠다고 선언했다는 통보를 방금 정 원내대표로부터 받았다"며 "통 큰 결정에 경의를 표하며 이로써 서로 양보하며 원만한 원 구성에 박차를 가하자고 제안한다"고 밝혔다.
협상을 이끌던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 소식에 "어제 (결단을)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만시지탄이다"라고 반응했고 김도읍 새누리당 원내수석은 "난 그간 협상을 하면서 여당 몫이라는 관례와 명분을 이야기 한 것"이라며 "서 최고위원 한 분을 위해 협상한 적이 없다. 지금 나도 속보 보고 소식을 알았는데 조금 그렇다"라고 했다.
한편 4·13 총선 직후 국회의장은 1당으로 등극한 더불어민주당 몫이 당연시됐으나 협상이 본격화되면서 새누리당이 "국회의장은 1당이 아니라 여당이 맡는 게 관례"라며 태도를 바꾸며 여야 간 마찰을 빚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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