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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야인된 현기환의 시선은...여의도? 부산?


입력 2016.06.10 09:03 수정 2016.06.15 09:29        문대현 기자

내년 재보선 통해 정계 복귀 할 거라는 추측

전문가 "정계 복귀하겠지만 당장은 어려울듯"

지난달 12일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이 국회를 방문해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만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8일 발표된 청와대 참모진 개편에서 현기환 정무수석이 김재원 전 새누리당 의원으로 교체됐다. 현 수석이 임명된 지 11개월 만이다. 18대 의원을 지내다 돌연 불출마를 선언, 한동안 야인 생활을 하다 청와대의 부름을 받고 일 하던 현 전 수석은 다시 광야를 걷게 됐다.

현 전 수석은 주택은행 노조위원장과 한국노총 대외협력본부장을 노동계 출신으로 2004년 부산시장 정책특보를 맡으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박근혜 대통령과는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박근혜 캠프 대외협력부단장을 지내며 인연을 맺었다.

이후 그는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으로부터 부산 사하갑 공천을 받아 당선됐고 친박계로서 역할을 이어 갔다. 특히 4대강 사업 등 MB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는데 앞장섰다는 평가를 받았다. 19대 총선을 앞둔 2011년 말에는 '친박 용퇴론'이 나오자 돌연 불출마를 선언해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19대 총선에서 공직자후보추천위원으로 임명돼 공천에 많은 영향을 끼치며 존재감을 부각시켰다. 이후 현영희 전 의원으로부터 공천 대가로 3억원을 받았다는 혐의를 받아 당에서 제명을 당하기도 했지만 검찰 조사 결과 증거 부족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으며 2013년 4월 복당했다.

현 전 수석은 계속해서 지역구에서 터를 닦으며 20대 총선을 준비해오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박 대통령의 부름으로 2015년 7월 청와대에 들어갔다. 그는 박 대통령과 가까운 거리감으로 '실세 수석'으로 꼽혔지만 국회의 목소리를 청와대에 전달하기 보다 청와대의 뜻을 국회로 전달하는 역할에 그쳤다는 비판적인 평가를 받았다.

특히 지난 2월 박 대통령의 64번째 생일을 맞아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보낸 생일 축하난을 세 차례 거절한 것과 지난달 5.18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광주로 내려가던 KTX에서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만나고도 모른 척 한 것에 여야 모두의 표적이 됐다. 20대 총선을 참패한 책임도 일부 있는데다가 국회와 소통도 여의치 않자 결국 박 대통령은 그를 교체 대상에 올린 것으로 보인다. 그는 8일 청와대를 떠나며 "마음이 무겁다"고 소회를 밝혔다.

새누리당 내 비박계 의원들은 현 수석 교체를 '책임성 경질'이라고 평가했다. 황영철 의원은 9일 이날 'YTN 라디오'에 출연해 "의욕적으로 당내 소통과 여야 관계에 애를 많이 써왔는데 성과를 내지 못한 부분에 대한 책임성 경질이 아닐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병국 의원도 'MBC 라디오'에 나와 "김재원 신임 정무수석은 전임자들처럼 대통령만 바라보고 가면 절대 안 된다"며 현 전 수석을 간접적으로 지적했다.

내년 재보선서 부산시장 도전? 소문 무성한 현기환 행보

2012년 이후 다시 야인이 된 현 전 수석이 향후 어떤 정치적인 행보를 보일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 전 수석이 친박계의 이미지가 강한 만큼 야인 생활이 길어질수록 손해를 볼 것이란 전망이 있다. 박근혜 정권의 임기가 끝나버리면 친박계 역시 무력화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것은 내년 4월 예상되는 재보궐선거에 현 전 수석이 등판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도는 것은 근거가 되고 있다.

최근 동남권 신공항 부지 선정을 놓고 정치권의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서병수 부산시장은 "가덕도 유치 실패 시에 시장직을 내려놓겠다"고 한 바 있다. 정부는 오는 24일께 입지 선정결과를 발표한다고 한다. 현재 정가에서는 가덕도 대신 밀양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말이 돌고 있는 상황이다. 이것이 큰 근거가 있다고는 볼 수 없지만 만약 밀양으로 결정돼 서 시장이 직을 내려놓을 경우 내년 4월 재보선에서 부산시장을 새로 뽑아야 한다.

상황이 이렇자 정치권에서는 현 전 수석이 부산시장 재보선을 통해 정계에 복귀하지 않을까하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현 전 수석은 이를 포함해 21대 총선 출마에 대해서도 일단은 손사래를 치고 있는 상황이지만 그렇다고 그가 정계를 완전히 떠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을 별로 없다. 한 정치 평론가는 현 전 수석에 대해 "정치인이 정치를 안 하면 뭘 하겠나"라고 정계 복귀를 점쳤다.

그러나 내년 4월 재보선 등판에 대한 가능성은 낮게 내다봤다. 그는 "공항이 어디에 유치될 지 아직 모르는 상황에서 재보선에서 부산시장을 염두에 둔다는 말은 너무 섣부른 추측"이라고 경계했다. 이어 "현 정부 내에 정계 복귀를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시기적으로 총선 사퇴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 상황에서 당장의 정계 복귀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도 "현 전 수석이 부산시장이 되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혹시 시장을 새로 선출해야 되는 상황이 온다 해도 시장 후보 경선을 통과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현 전 수석이 당내 기반이 많다고는 볼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 역시 "총선 패배에 대한 청와대 책임론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친박 후보가 지금 당장 정계 복귀를 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야당의 좋은 먹잇감이 될 수 있다"며 "그러나 현 전 수석이 아직 정계 복귀의 꿈을 접었다고는 볼 수 없다. 시기를 볼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대현 기자 (eggod6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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