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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날두 침묵, 발동 걸린 메이저대회 저주?


입력 2016.06.15 07:14 수정 2016.06.15 08:14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유로 대회 첫 경기서 침묵한 호날두. ⓒ 게티이미지


아이슬란드와의 조별리그 1차전서 침묵
국가대표 메이저대회 참가만 하면 존재감 제로


세계적인 공격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아이슬란드의 얼음 마법에 꽁꽁 묶이고 말았다.

포르투갈은 15일(이하 한국시각) 프랑스 생테티엔 스타드 조프루아 기샤르에서 열린 ‘유로 2016’ 아이슬란드와의 F조 1차전에서 1-1로 비겼다. 포르투갈은 전반 31분 나니의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후반 5분 비르키르 비아나르손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상대는 유로 대회 본선에 처음으로 출전한 아이슬란드였지만, 포르투갈이 결코 쉽게 볼 수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아이슬란드는 유로 예선서 네덜란드의 발목을 두 차례나 잡는 등 의외의 선전을 펼쳐 본선행을 확정했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축구팬들은 포르투갈의 승리를 의심하지 않았다. 바로 ‘득점 기계’ 호날두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호날두는 올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및 득점왕에 오르며 변치 않는 기량을 과시 중이었다.

이날 나니와 함께 4-4-2 포메이션의 왼쪽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호날두는 의욕적인 움직임으로 호시탐탐 아이슬란드의 골문을 노렸다. 사실 호날두의 움직임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호날두는 오프 더 볼 상황에서의 예리한 침투가 여전했고, 측면으로 빠졌을 때에는 적재적소에 뿌려주는 패스와 날카로운 크로스로 포르투갈의 공격을 이끌었다.

문제는 호날두가 아닌 포르투갈의 팀 전력이었다. 이날 아이슬란드는 한 수 위로 평가받은 포르투갈에 맞서 똑같은 4-4-2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미드필더들의 숫자를 늘려 강한 압박과 함께 중원 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도였다. 이는 포르투갈 선수들의 체력을 줄이는데 특효약이었다.

포르투갈은 후반 들어 선수들 전체가 집단 난조에 빠진 모습이었다. 급기야 후반 5분 비아나르손에게 동점골을 허용한 뒤에는 오히려 추가골을 넣기 위해 허둥지둥 대는 모습까지 연출했다. 그럴수록 아이슬란드의 수비벽은 더욱 견고해져만 갔고, 홀로 뛰어난 움직임을 보인 호날두마저 동요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호날두는 그동안 클럽에서 수많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지만, 국가대표에서는 별다른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호날두가 포르투갈 유니폼을 입고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메이저대회는 유로 2004 준우승과 2006 독일월드컵 4위, 유로 2012 3위다.

물론 A매치 출전 횟수 및 득점은 경이로운 수준이다. 호날두는 지금까지 A매치 127경기에 출전, 58골을 넣고 있다. 당연히 포르투갈 역대 최다골 기록이다. 하지만 영양가면에서는 ‘글쎄’라는 물음표가 붙는 게 사실이다.

호날두는 58골 가운데 메이저대회 본선에서의 골은 월드컵 3골과 유로 대회 6골이 고작이다. 반면 월드컵 예선(15골), 유로 예선(20골)에서는 그야말로 ‘양민 학살’ 수준으로 골을 적립했다. 국가대표에서의 활약을 놓고 논란이 생기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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