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와 KIA가 투수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좌완 고효준이 KIA로 향했고, 임준혁은 SK 유니폼을 입는다.
이름값만 봤을 때 대형 트레이드라고는 할 수 없다. 두 선수 모두 30대를 넘겼고 올 시즌 1군에서의 기여도도 적었다. 하지만 프로무대에서 이미 잠재력을 어느 정도 증명한 투수들이라는 점에서 이번 트레이드가 두 선수에게 다시 한 번 전환점이 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무엇보다 트레이드 주체인 SK와 KIA 모두 현재 5강 경쟁팀이라는 점에서도 양측 모두에게 과감한 결정이었다. 트레이드 결과에서 손해를 보거나 상대의 전력보강이 두려워 적극적인 트레이드를 주저하는 국내 야구계 관행을 생각해보면 의미 있는 결정이다.
이번 트레이드로 일단 양 팀은 각자의 부족한 부분을 보충했다고 평가받는다. KIA는 현재 좌완 계투요원이 부족한 실정이다. 고효준은 상황에 따라 선발, 롱릴리프 등 다양한 역할을 모두 소화해본 경험이 있는 투수다.
고효준은 2002년 롯데에서 데뷔했지만 2004년부터 SK에서만 10시즌 이상을 활약한 비룡군단의 고참 투수였다. SK가 왕조를 구하던 시절인 2009년에는 11승 10패 1홀드 2세이브 2010년에도 8승 6패 1홀드 2세이브를 기록하며 전성기를 보냈다. 당시 고효준은 좌완 전천후 스윙맨으로 기록 이상의 공헌도를 보여줬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5경기에 나서 평균 자책점 11.17을 기록하고 있다. 전성기 시절 강력한 구위에 비하여 제구의 기복이 심한 게 단점으로 지적됐다. 김기태 감독은 일단 좌타자 전용 스페셜리스트로 고효준의 활용도를 점검해보겠다는 복안이다.
임준혁은 SK에서 선발자원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2004년 KIA에서 데뷔한 임준혁은 오랜 무명을 거친 끝에 2015년 9승을 기록하며 KIA 선발의 한 축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1승 2패 평균 자책점 10.0으로 매우 부진했다.
SK는 에이스 김광현이 팔꿈치 통증으로 전력에서 이탈했고, 외국인 투수 크리스 세든도 부진으로 방출되면서 로테이션에 선발투수가 부족한 실정이다. 박종훈도 최근 4경기 평균자책점이 10점대에 육박할 만큼 슬럼프에 빠졌고, 대체 외국인 투수로 영입한 브라울리오 라라는 아직 한국무대 적응 중이다. SK 김용희 감독은 "일단 다음주 1군에 임준혁이 등록되면 선발로 기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두 선수 모두 기존 팀에서 더 이상 밝은 전망을 기대하기 어려웠다는 점에서 이번 트레이드는 중요한 기회다. 5강 경쟁에서 갈 길 바쁜 소속팀 입장에서도 두 선수가 팀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트레이드 마감시한을 코앞에 두고 변화를 선택한 두 팀의 결단이 서로 행복한 ‘윈윈’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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