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사드를 중국과 의논? 어처구니 없는 일"

혁신비대위 회의서 "사대외교는 대한민국 자존심만 구길 뿐" 맹비난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지난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혁신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더불어민주당 일부 초선 의원 6명이 오는 8일부터 2박3일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관련해 중국을 방문하는 가운데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5일 "한미 양국이 군사동맹 차원에서 결정한 사드 문제를 중국 당국과 의논하겠다고 하는데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일"이라고 맹비난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혁신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한미 군사동맹을 훼손하고 주변국에 기대는 사대외교는 대한민국의 자존심만 구길 뿐이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굴욕적인 중국 방문 계획을 즉각 철회하길 바란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중국은 전통 혈맹인 북한을 버리고 미국 군사동맹인 대한민국과 수교했다"며 "덩샤오핑은 북한에 대해 정경분리 원칙을 관철했다. 덩샤오핑 뒤를 이은 중국 지도부는 정경분리 원칙을 굳건히 지켜왔다"고 강조했다.

정 원내대표는 "중국과 경제관계가 심화된 만큼 중국은 우리에 대해 한미동맹을 하향 조정하란 압박을 한 적이 없다"며 "지금 시중에 떠도는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경제 보복은 중국 지도부의 한반도 정책과 배치되는 이야기"라고 주장했다.

그는 "국방 안보는 주권에 관한 문제"라며 "북한이 핵실험을 4차례 하고 하루 걸러 중장거리 미사일을 쏘아댄다. 한미당국이 여기에 상응해 군사대비태세를 강화하고 있고 그 중 하나가 사드배치"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드는 항구 배치되는 게 아니다. 북핵문제 타결에 진전이 있으면 언제든 철수될 수 있다"고 했다.

국방위원장인 김영우 의원도 "더민주 초선의원 6명이 사드배치에 대한 중국 측 의견을 들어보고 그 의견을 다시 국내에 전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한다고 하는데 참으로 경악할 노릇"이라며 강력 비난했다.

김 의원은 "대한민국의 국회의원이 우리 정부의 주한미군 사드배치 결정을 반대하는 이웃나라에 직접 가서 그 입장을 들어보겠다고 나서는 무모한 일은 헌정사에서 단 한 번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더민주는 최근 안보정당의 기치를 높이 들고 많은 노력을 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전 대표도 김종인 대표도 군 부대 방문을 여러차례 했다"며 "김종인 대표는 당내 초선들의 이번 중국 방문을 그냥 방기해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번 중국 방문이 성사된다면 중국 중화주의 외교에 승리가 되는 대신에 대한민국 외교와 대한민국 정치에 수치가 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방중에 참여하는 의원은 김병욱·박정·신동근·소병훈·손혜원 더민주 의원 등이다. 이들은 베이징대 교수들과 좌담회 등을 열어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 현지의 의견을 듣고 한중 관계에 대해 의견 등을 나눌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