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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전대 후보들, 너도나도 '충절 고장' 표심 구애


입력 2016.08.06 05:37 수정 2016.08.06 05:39        고수정 기자

<현장> 충청 인연 언급하며 경쟁…계파 편가르기성 발언도

긴장감 감돈 정병국·주호영 단일화 현장…일부 반발 제기

새누리당 당 대표와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충청권 합동연설회가 5일 오후 2시 충남 천안 유관순 체육관에서 열렸다. 후보들 모두 '충절의 고장' 충청 민심을 향해 구애했다. 사진은 3일 전주시 완산구 전주화산체육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제4차 전당대회 호남권 합동연설회에서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는 전당대회 후보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충절(忠節)의 고장’ 충청 민심을 향한 8·9 새누리당 전당대회 후보들의 구애는 35도를 웃도는 폭염처럼 치열했다. 당 대표 후보는 물론 최고위원 후보들까지 충청과 관련한 공약을 강조했다. 특히 충청에서 단 한 번도 대통령을 배출하지 못했던 ‘열망’을 자극하며 대통령 선거 관리의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당 대표와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충청권 합동연설회가 5일 오후 2시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렸다. 행사 시작 1시간 전부터 지지자들은 체육관 밖에서 부채와 생수를 나눠주며 참석자들에게 후보를 알렸다. 한 후보의 캠프에서는 20대 지지자들의 단체춤을 선보였다.

응원 열기는 행사장 안에서 더 뜨거웠다. 단체티를 맞춰 입고 현수막 혹은 부채를 흔들며 목소리 크기 경쟁을 하듯 연신 후보의 이름을 외쳤다. 한 편에서는 이주영 당 대표 후보의 지지자들과 조원진 최고위원 후보의 지지자들이 무대 정면이 보이는 자리를 놓고 다툼을 하기도 했다.

충청이 역대 전국 선거에서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해온 만큼 당에서도 충청 민심을 잡기 위해 ‘충청이 대한민국의 중심입니다’ ‘선거 승리의 주역 충청에서 대한민국 발전을 선도하겠습니다’ ‘충청의 힘으로! 새누리당을 살려내자’ ‘충청의 파워! 새누리당의 미래’ 등이 적힌 현수막으로 행사장 전체를 꾸몄다.

먼저 최고위원 후보 8명의 정견 발표가 진행됐다. 강석호(기호 7번)·최연혜(8번)·함진규(5번)·정용기(2번)·이장우(1번)·조원진(3번)·정문헌(4번)·이은재(6번) 후보 순이다. 이 중 충청에 연고가 있는 최연혜·정용기·이장우 후보는 물론 후보들 저마다 충청과의 인연을 언급하며 충청 표심을 자극했다. 한 후보는 충청 출신은 아니지만, 충청에 조부모의 선영을 언급하기도 했다.

8명의 뜨거웠던 정견 발표가 끝난 후 이번 전대에서 가장 관심을 모으고 있는 당 대표 후보 5명의 연설이 이어졌다. 당권 주자 중에서 충청 출신이 전무한 만큼 충청인을 향한 구애는 더욱 강렬했다.

먼저 주호영 후보는 “충절의 고장 충청은 숱한 애국지사를 배출하고 나라가 어려움에 처해있을 때마다 분연히 일어나서 길을 개척했다”며 “지금 나라와 당이 매우 어려운데 충청의 당원 여러분들이 앞장서서 당을 바로 세우고 당 대표 뽑는 데 앞장서 달라”고 말하며 ‘충청인 여러분 사랑한다’고도 했다. 주 후보는 “참신한 개혁인들이 앞장서서 당의 면모를 일신하고 국민에게 변화를 보여줘야 한다. 이 절박함을 실천할 사람은 누구냐”며 “친박과 비박을 하나로 묶을 화합의 당대표는 주호영이다”고 강조했다.

앞서 열린 합동 연설회에서 당 대표 후보 중 가장 많은 지지자가 참석한 이주영 후보는 이번에도 월등한 지지자 수로 주목받았다. 이 후보는 “충청은 요즘 뜨겁게 주목받고 있는데 충청 대망론 때문이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등 인물이 많다는 증거”라며 “능력 있는 분들이 모두 뛸 수 있는 공정한 무대 이주영이 만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당 대표는 희생할 줄 알아야 하고, 흥행 위에 뒤로 물러설줄 알아야 한다”며 “팽목항 지킨 이주영에게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정병국 후보도 ‘충절’을 언급하며 충청 민심을 얻기 위한 구체적인 공약을 제시했다. 정 후보는 “국가가 어려울 때, 위기에 빠질 때마다 분연히 일어섰던 충절의 고장 충청인 여러분 지금 새누리당이 어렵다. 국가가 흔들리고 있다”며 “충청도가 일어서야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대한민국의 심장 충청이 발전해야 대한민국이 고루 발전할 수 있다”며 △서울세종고속도로 1단계 2단계 사업 조속 완공 △독립기념관 국가적 성지 확대 발전 △화력발전 인한 미세먼지 해결 대책 마련 등을 약속했다.

한선교 후보는 사드 배치 문제를 언급하며 주목을 끌었다. 한 후보는 “북핵이 없다면 사드는 존재 이유가 없다. 한국에 사드가 필요없다고 막말하는 이들을 가만 놔둬야겠느냐”며 “우리가 모인 이유는 허약해 빠진 정신 못차린 새누리당을 확 바꾸고 뒤집어엎기 위해서다. 절실함과 절박함이 없으면 못이룰 일이 없고, 정권 재창출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대한민국은 산업화와 민주화 용사들이 만들어냈다”며 “제가 당 대표가 되면 맥아더 장군 같은 사람을 만들겠다. 그래야 정권재창출해서 앞으로도 영원히 발전해 나갈 수 있다”고도 했다.

마지막으로 이정현 후보는 “아산 현충사를 들러서 참배를 하고 왔는데 충무공께서 저에게 ‘신에게는 아직도 열두척의 배가 있다. 내 말이 뭔 말인지 알겠느냐. 돌아가서 아직 새누리당에는 희망이 있다고 전해라’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며 “충절의 고장, 지조의 고장, 우국지사들의 고장 우리 충청에 와서 이렇게 인사드릴 수 있어 참으로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주의를 넘었던 사람으로서 이제 대한민국을 통합시키고 새누리당을 화합시키고 싶다”며 “이정현이 내년 대선 승리의 보증수표”라고 호소했다.

새누리당 비박계인 주호영(오른쪽) 후보가 8·9 전당대회 당 대표 후보 단일화 여론조사에서 승리했다. 5일 오후 충남 천안시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대표·최고위원 선출 충청권 합동연설회를 마치고 정병국 후보가 주 후보로 단일화하겠다는 여론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포옹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부 견제 속에 이뤄진 비박계 단일화

합동 연설회의 모든 순서가 끝난 후 도리어 긴장감이 배가됐다. 이날의 이슈인 정 후보와 주 후보의 단일화 결과 발표 때문이었다. 비박계 단일화를 비판해왔던 이주영 후보는 정·주 후보의 단일화 발표 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견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후보는 “국민은 보지 않고 권력 싸움만 몰두하는 새누리당이 총선 참패의 결과로 국민에게 버림을 받았다. 그런데도 새누리당이 권력 놀음에만 빠져서 정신 못 차리고 있다는 사실이 아주 충격적”이라며 “1, 2차 단일화의 흥행 효과를 누리면서 비박계 대표가 되려는 후보나 이를 뒤에서 조종하는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반혁신의 행보를 올스톱할 것을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단일화 폭탄을 멈출 것을 강력히 경고한다”고 했다.

정·주 후보는 이 후보의 단일화 포기 촉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예정대로 일정을 진행했다. 발표를 하기 위해 마련된 공간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발표 예정 시간인 17시에 맞춰 정 후보 측에서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준비한 소감문이 기자들에게 전달되면서 발표도 전에 정 후보가 비박계 단일 후보로 확정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하지만 여론조사 결과 집계가 늦어지면서 발표 시간이 30분 늦춰지자 예상이 빗나간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이후 정 후보와 주 후보가 기자회견장에 등장, 주 후보가 비박계 단일 후보로 선출됐다고 밝혔다. 정 후보와 주 후보는 포옹하면서 승리를 위해 힘을 합칠 것을 약속했다. 주 후보는 “화합과 혁신으로 당 역량을 극대화해 국민으로부터 신뢰받을 수 있는 당 대표가 되겠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최종 혁신 후보로 선출된 주 후보를 중심으로 국민의 여망에 부응할 수 있는 정당을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러던 중 대전에 산다고 밝힌 중년 남성이 단일화 여론조사의 객관성을 따져 물으며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두 후보 측 관계자들은 해당 남성을 밖으로 내보냈지만, 이 남성은 “여론조사를 어떻게 믿느냐, 보여 달라”며 큰 소리로 항의했다. 이후 이 남성은 취재기자단이 탑승한 버스에도 올라타 새누리당 관계자와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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