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양궁의 대들보 기보배가 ‘신궁’으로 불린 김수녕(금4-은1-동1)도 이루지 못했던 개인전 2연패에 도전한다.
기보배는 9일(한국시각) 브라질 리우의 삼보드로무 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 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 본선 32강에서 우크라이나의 마르첸코 베로니카를 세트 스코어 6-2로 물리쳤다.
16강행을 결정지은 기보배는 오히려 덤덤한 모습이었다. 그녀는 취재진들엑 "김우진이 경기하기 전 우리나라 선수들이 남녀 단체전 금메달을 따 그런지 들뜬 분위기였다"면서 "우진이 경기 이후 경각심을 느꼈다"고 말했다.
앞서 남자 세계랭킹 1위 김우진은 양궁 남자 개인전 32강에서 리아우 에가 아가타(인도네시아)에게 패해 큰 충격을 안겼다. 세트 점수제를 도입한 올림픽 양궁은 김우진 같은 강자라도 조금만 방심하면 탈락할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
긴장의 끈을 바짝 조인 기보배는 침착했다. 기보배는 1세트에서 10점 2발을 쏘며 승리한 뒤 2~3세트서 무승부를 기록했지만, 나머지 세트를 모두 승리로 가져오며 16강행을 확정지었다.
기보배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올림픽 양궁 역사상 처음으로 개인전 2연패에 도전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수많은 궁사들이 이 기록에 도전했지만 올림픽의 중압감을 이겨내지 못해 금단의 구역이라 불리고 있다.
대표적인 ‘신궁’ 김수녕은 고교 2학년이었던 1988년 서울 올림픽서 개인전과 금메달을 동시에 차지했다. 이어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2연패 문턱까지 갔지만 팀 동료인 조윤정에 패해 은메달에 머물렀다.
양궁 역대 메달 획득 순위. ⓒ 데일리안 스포츠
한국의 신궁 계보를 이었던 ‘콜드 아이’ 박성현도 빼놓을 수 없다. 박성현은 2004 아테네 올림픽 개인전에서 정상에 오른 바 있다. 앞서 2002 부산 아시안게임과 2006 도하 아시안게임까지 메이저대회 3연패 중이었기에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의 활약이 기대됐다.
하지만 박성현도 2연패 꿈을 이루지 못했다. 이번에는 개최국 중국의 홈 이점과 관중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장주안주안에 밀리고 말았다. 당시 중국 관중들의 엄청난 비매너 응원은 지금도 회자될 정도다.
2012 런던 올림픽 개인전을 거머쥔 기보배가 2연패에 성공한다면 또 다른 업적을 달성할 수 있다. 바로 ‘신궁’ 김수녕만이 달성한 올림픽 4개의 금메달이다. 김수녕은 무려 세 차례나 올림픽에 출전하며 개인전 1개를 비롯해 단체전 3개, 그리고 은과 동메달을 각각 1개씩 거머쥐었다. 금메달 2개로 개인 최다 메달 공동 10위였던 기보배는 이번 단체전 우승으로 단숨에 공동 3위까지 진격했다.
이제 기보배가 신궁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한 도전에 나선다. 그녀의 활시위를 당기는 모습은 11일 오후 9시 52분, 16강전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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