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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선은 진정 ‘대통령의 여자’?


입력 2016.08.16 18:03 수정 2016.08.16 18:05        고수정 기자

개각설마다 하마평 1순위…이번엔 문체부 장관 내정

안정성·청문회 고려…'포스트 박근혜' 육성 관측도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16일 신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내정됐다. 사진은 2015년 12월 20일 국회 정론관에서 내년 총선에서 서울 서초갑 지역 출마를 선언하고 있는 조 전 수석.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개각설마다 하마평 1순위…이번엔 문체부 장관 내정
안정성·청문회 고려…'포스트 박근혜' 육성 관측도

현 정부의 최대 수혜자는 조윤선 신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내정자였다. 조 내정자는 여성가족부 장관, 청와대 정무수석을 거친 후 16일 개각에서 또 다시 장관직에 올랐다. 개각 혹은 당의 절체절명의 순간마다 조 내정자의 이름이 매번 언급된다는 점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신임을 받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정가에서는 현 정부의 개각설이 나올 때마다 조 내정자가 1순위로 거론돼 온 이유는 박 대통령의 신임은 물론 성공적인 임기 마무리를 위한 국정 운영 안정성 및 인사청문회 통과 가능성이라고 분석한다. 조 내정자가 박 대통령이 ‘그림자’로 불리는 만큼 누구보다도 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 철학을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조 내정자는 2002년 이회창 전 한나라당 대선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 공동대변인을 맡으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6년간 공백기를 가졌고 2008년 18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여의도에 입성, 한나라당 대변인을 맡았다. 조 내정자가 박 대통령의 복심 중 한 명으로 평가받게 된 계기는 2012년 18대 대선 때다. 새누리당 대통령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을 맡으며 당시 박근혜 후보를 ‘그림자 수행’했다. 이후 조 내정자는 박 대통령의 신임을 바탕으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대변인과 여성가족부 장관,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냈고, 이번 개각에서도 문체부 장관에 내정됐다.

청와대도 조 내정자 인선 배경에 대해 문화예술 분야에 대한 깊은 조예는 물론 다양한 요직 경험을 통한 대통령의 국정철학 이해도라고 밝혔다.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은 “정부와 국회에서의 폭넓은 경험과 국정에 대한 안목을 토대로 문화예술을 진흥하고 콘텐츠, 관광, 스포츠 등 문화기반산업 발전시켜 문화융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집권 후반기 레임덕 차단도 고려됐다. 청와대의 국정장악력 유지를 위해 내각의 쇄신이 요구돼 온 상황에서 파격적인 인사보다는 국정 철학을 이어가고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조 내정자 등 친박계 핵심 인사로 최소 개각을 했다는 것이다. 또한 박 대통령이 선택한 인사들이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낙마할 경우 임기 후반기에 타격과 함께 청문회 레임덕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있다. 야당으로부터 ‘신선하지 못한 인사’라는 비난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조 내정자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이날 본보와 통화에서 “믿을 수 있는 인사,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봐서 안전하고 문제가 일어날 가능성이 적은 인사라는 점이 고려됐다”며 “조 내정자가 개성이 강하지 않고, 참모형으로 평가된다는 점에서 안정적인 국정관리에 적임자로 선택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도 본보에 “임기 말 역대 대통령의 인사 관행을 보면 탕평 인사가 아닌 자기 사람을 발탁해서 권력 누수를 차단하고 국정 운영 동력을 놓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박 대통령의 이번 인사도 그러한 측면에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도 “박 대통령의 전형적인 인사 패턴 ‘한 번 신임한 사람은 끝까지 신임한다’는 맥락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박 대통령의 굳건한 ‘신임’ 때문에 조 내정자는 새누리당에서도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그는 당의 절체절명 순간에 나설 구원 투수로 거론돼 왔다. 조 내정자가 지난 4.13 총선에서 서울 서초갑을 지역구로 국회 재입성에 도전하려 했지만 경쟁자인 이혜훈 의원에게 공천 경선에서 밀려 탈락하자, 새누리당은 서울 용산구에 조 내정자를 전략공천하려 했다. 진영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으로 당적을 변경하면서 이에 맞설 ‘대항마’로 조 내정자가 적임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조 내정자는 “서초 주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출마를 고사했다.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이 조 내정자를 ‘포스트 박근혜’로 육성하려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여성 정치인 중 대중적 인지도가 비교적 높다는 점에서다. 박 대통령이 조 내정자를 현 정부에서 다양한 요직에 앉혀 정치적 입지를 확장시킨 후 ‘포스트 박근혜’에 상응할 만한 간판을 갖도록 지원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최초의 여성 정무수석으로 기용한 것도 조 내정자의 입지 확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을 거라는 분석이다.

당 사정에 정통한 정치권 인사는 본보에 “2인자를 잘 두지 않는 박 대통령이 조 내정자를 계속 지근거리에 두는 이유는 자신의 후계구도에 대한 생각을 하는 것일 수 있다”며 “조 내정자가 대중적 이미지가 괜찮은 편이니까 여성 정치인으로서 자신의 뒤를 이을 사람으로 점찍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차기 대권 구도에서 여성인 조 내정자를 흥행요소로서 내보낼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도 했다.

한편, 조 내정자는 이날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문화융성과 창조경제의 국정기조 하에 우리나라가 문화강국으로 굳건히 자리매김하는 시기에 주무부처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어 무한한 또 막중한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낀다”며 “앞으로 문화융성으로 우리 국민이 행복하고 윤택하게 그리고 우리나라를 강하고 아름답게 만드는 길에 성심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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