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호텔 '포시즌스', 가격정책 무너졌나
데일리호텔과 첫 프로모션...10만원 할인쿠폰 제공
지난해 10월 서울 광화문에 오픈한 포시즌스 호텔 서울(이하 포시즌스)이 1년도 채 되지 않아 외부업체와 프로모션을 진행해 주목을 끌고 있다. 포시즌스가 외부업체와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전 세계 최고급 호텔 브랜드로 알려진 포시즌스가 외부업체와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것을 매우 이례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또 포시즌스 역시 여느 특급호텔들처럼 가격 정책이 무너진 것이 아닌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포시즌스는 지난 10일 국내 호텔 및 펜션 모바일 예약 기업 데일리호텔과 10만원 할인쿠폰을 제공하는 'VVIP 바우처 프로모션'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데일리호텔 앱으로 포시즌스 호텔 레스토랑 및 카페 상품을 구매한 고객에게 포시즌스 호텔 객실 예약 시 10만원 할인 가능한 쿠폰을 증정하는 행사다. 10만원 할인쿠폰은 객실 이용료에 상관없이 포시즌스 호텔 서울 전 객실상품에 적용 가능하다.
일식 레스토랑 '키오쿠'와 중식 레스토랑 '유유안', 디저트 카페 '컨펙션즈', 뷔페 레스토랑 '더 마켓 키친', 이탈리안 레스토랑 '보칼리노' 등은 데일리호텔에서만 최대 20% 할인된 단독 최저가로 판매하고 있다.
이에 포시즌스 담당자는 "포시즌스의 식음료장을 내국인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프로모션을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포시즌스가 외부업체와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것을 두고 매우 이례적으로 보고 있으며, 벌써부터 가격 정책이 무너진 것이 아닌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실제 데일리호텔은 초창기 국내 호텔에 남는 객실을 당일 매우 저렴한 가격 내놓아 인지도를 올린 기업이다. 예약은 모바일로만 가능하다.
당시 국내 특급호텔들은 자사 호텔에 투숙하는 고객들 중 당일 예약하는 고객은 거의 없다며 데일리호텔을 꺼렸다. 하지만 모바일 결제가 보편화되면서 호텔도 당일에 저렴하게 예약하려는 고객들이 늘어나면서 데일리호텔의 인지도가 높아진 것.
포시즌스가 데일리호텔과 프로모션을 진행한 것 역시 자체 프로모션 보다 영향력 있는 외부업체와 손을 잡고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포시즌스가 가진 최고급 호텔 이미지의 하락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벌써부터 포시즌스의 호텔 가격 정책이 무너진 것이 아닌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실제 10만원 바우처를 데일리호텔에서 예약하면 30만원대에 투숙이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힐튼 계열의 최고급 호텔인 콘래드호텔의 경우도 얼마 지나지 않아 가격이 저렴하게 풀려 특급호텔의 위상이 떨어진 적이 있었다"며 "포시즌스도 오픈 초기의 가격을 얼마나 유지할 수 있을지가 업계의 관심사였는데 외부업체와 프로모션을 진행한 것은 객실이나 식음료장의 영업이 좋지 않기 때문에 진행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포시즌스는 지난해 미래에셋과 글로벌 호텔 체인인 포시즌스호텔앤드리조트가 손잡고 서울 광화문에 오픈한 특1급 호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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