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훈은 19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아레나3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태권도 남자 68kg급 8강전에서 요르단의 아흐마드 아부가우시에게 8-11로 패했다.
이로써 아쉽게 8강서 탈락한 이대훈은 지난 2012년 런던 올림픽(은메달)에 이어 2회 연속 그랜드 슬램에 도전했지만, 자신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이대훈은 고교 3학년이었던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거머쥔 뒤 2011년 경주세계선수권대회와 2012년 아시아선수권대회까지 석권하며 그랜드슬램까지 단 한걸음만을 남겨둔 상태였다.
이대훈은 약관의 세계랭킹 40위인 아흐마드 아부가우시를 맞아 힘든 경기를 펼쳐야 했다. 무엇보다 아부가우시의 공격은 날카로웠고, 경기 운영도 상당히 영리했다.
아부가우시가 경기 초반 먼저 점수를 얻자 이대훈이 쫓아가는 양상으로 전개됐다. 이대훈은 적극적인 공격으로 포인트를 쌓았지만, 아부가우시 역시 결정적인 한 방으로 달아났다.
3회전이 가장 치열했다. 이미 소극적인 경기 운영으로 전환한 아부가우시는 심판으로부터 수차례 경고를 받아야 했고, 이와 함께 이대훈이 여러 차례 공격을 퍼부었지만 역부족이었다. 특히 경기 막판 머리에 공격을 허용하며 3점을 내준 것이 결정적 패인이었다.
하지만 이대훈은 의기소침하지 않았다. 오히려 당당했다. 이대훈은 종료 부저가 울리고 아부가우시의 승리가 확정되자 박수로 상대의 승리를 깨끗하게 인정했다. 그리고는 상대의 손을 잡아 번쩍 들어 진심으로 축하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대훈이 보여준 패자의 품격은 그리 쉽게 나올 수 있는 장면이 아니다. 올림픽 정신이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하지만, 막상 경기에 돌입하면 승부에 집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대훈 역시 자신의 커리어에서 올림픽 금메달 하나만 남겨두고 있었기에 누구보다 승리가 간절했다. 게다가 올림픽에서 패했을 경우, 고개 숙인 선수들이 마치 죄인이라도 된 듯 사과하는 장면을 수차례 봐왔다. 그만큼 이대훈의 대인배적 행동은 생소했다.
이는 경험에서 우러나온 진심이었다. 이대훈은 경기 후 “어릴 때 내가 지면 그저 슬퍼하기 바빴다. 런던 대회 결승 상대였던 호엘 곤살레스가 어떻게 기뻐했고, 어떤 세리머니를 펼쳤는지 기억나지 않았다. 그게 나중에 후회가 됐다. 그래서 이번에는 상대를 존중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아부가우시의 실력이 워낙 뛰어났다. 생각했던 것보다 발도 더 묵직하고 날카로웠다”며 “경기를 하면서도 ‘뭘 해야 할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힘들었다. 또 이 선수는 성적만 내는 선수가 아니라 태권도를 즐기는 선수라는 점에서 배울 게 많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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